퀵서비스레스토랑(QSR) 업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버거킹의 영업이익 전년 대비 3배 늘어나며 사상 최대를 기록해 이목을 끌고 있다.

버거 브랜드 버거킹 운영사 BKR이 20일 공시한 2023년 실적을 보면 BKR의 매출은 2022년과 비슷한 7453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022년 약 78억원에서 2023년 239억원으로 1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BKR은 버거킹과 캐나다 커피 브랜드 팀홀튼의 운영사다.

특히 2022년 589원이었던 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2023년 약 771억원을 기록했다. 팀홀튼이 브랜드 초기 투자 단계인 점을 감안하면 버거킹이 사실상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버거킹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지속적인 원재료 물가 상승과 함께 햄버거 업계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도 단기간에 달성한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국내 햄버거 시장 규모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다양한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들까지 한국에 진출했거나 진출할 예정이어서 경쟁은 더욱 심화하는 모양새다.

버거킹 관계자는 "브랜드의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해 단순히 외형 확장에 주력하기보다는 인기 메뉴 재출시 및 슈퍼 프리미엄 라인업인 '오리지널스 바이 버거킹' 론칭, 가성비 라인업 '올데이킹' 강화 등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는 데 중점을 뒀다"며 "특히 작년은 국내에서 팀홀튼 비즈니스도 시작한 만큼 체계적인 경영 시스템 구축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버거킹의 실적 회복 배경을 두고 작년 2월 부임한 이동형 BKR 대표의 경영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버거킹은 가맹점 비중이 약 25%대로 높지 않은 만큼 작년 실적 개선은 직영 매장들에 대한 경영 구조 안정화의 역할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18년부터 버거킹 재팬의 비즈니스도 총괄하며, 한국보다 규모가 크고 경쟁이 치열한 일본 외식 시장에서 단기간 내에 비즈니스 성과를 개선하며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능력을 입증했다.

이 대표가 2018년 버거킹 재팬 대표로 부임한 이후 현재 일본 내 버거킹의 매장 수는 기존의 약 3배에 달하는 220개까지 빠르게 증가했다.

BKR의 주주사인 어피니티의 전폭적인 신뢰와 투자도 주효했다. 어피니티는 작년 팀홀튼의 한국 진출을 위해 최소 수십억 원에 이르는 투자를 단행했고 버거킹 주요 매장 리뉴얼 등 다각도에 걸쳐 공을 들이고 있다.

어피니티는 비케이알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는 한편 버거킹 재팬 비즈니스도 지속해서 지원하고 있다. 실제 버거킹 재팬은 이와 같은 투자에 기반해 최근 2년간 매출이 급성장하고 2023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BKR은 올해 버거킹 매장 확대와 함께 가맹점과 상생 논의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버거킹은 가맹점과의 동반 성장을 위해 지속해서 상생 협의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가맹점주의 운영 편의를 높이는 다양한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 3월부터는 전자상품권 결제 수수료의 50%를 본사에서 지원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버거 프랜차이즈 업계 경쟁 심화 속 다양한 성장 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버거킹이 올해 실적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세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