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제3기 사회통합 이민자 멘토단' 39명, 2년간 멘토 활동
'한국살이' 선배 외국인의 조언 "상호문화 존중" "한국어 구사"
"대한민국 사회에 적응해 구성원으로 살아가려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모든 생활의 기본은 언어인 만큼 한국어를 잘 배워서 의사소통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
인천 부평에서 미얀마 식당 '밍그라바'를 운영하는 윈라이(52) 대표는 19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30년 가까이 생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얀마인과 한국 사회에 모두 도움을 주고 싶다"며 이렇게 조언했다.

1988년 미얀마 민주화운동 '8888항쟁'을 주도한 윈 대표는 군부 정권의 탄압을 피해 중국과 태국 등에서 도피 생활을 했고, 1996년 한국에 왔다.

얀 나이 툰 미얀마 통합정부 한국대표부 대표와 함께 2005년 난민 인정을 받았다.

그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동남아에서 온 외국인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았다"며 "그 나라 언어를 잘하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한국어를 독학했다.

언어 덕분에 한국 문화도 깊이 알게 됐고, 생업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간 윈 대표는 부평 거주 외국인들로 이뤄진 '부평 역전 외국인 자율방범대' 초대 대장, 인천 출입국·외국인청 이민자대표협의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주민과 미얀마인, 출입국과 이민자 간 소통을 담당하기도 했다.

윈 대표처럼 한국 사회에 모범적으로 정착한 21개국, 39명의 외국인은 법무부의 '제3기 사회통합 이민자 멘토단'에 선정돼 이달부터 2년간 후배 이민자들에게 정착 노하우를 공유하고, 사회통합 정책 홍보와 자문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살이' 선배 외국인의 조언 "상호문화 존중" "한국어 구사"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으로 2019년 귀화한 한리아(30) 씨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익히고, 자녀를 출산·양육하는 삶은 고된 나날의 연속이었다"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이민자들이 한국 사회에 원활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2015년부터 한국에서 거주하는 그는 법원과 출입국, 의료기관 등에서 프리랜서 통·번역사로 활동하고 있다.

다문화 전문가를 꿈꾸며 인하대에서 이민다문화정책학을 전공해 최근 석사 과정을 마쳤다.

인천광역시교육청 시민소통참여단에서 지역 사회의 교육 환경 기반을 만드는 일에 참여했고, 여성가족부 산하 미추홀구가족센터에서는 상담활동가로도 일했다.

2019년에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마당예술동아리 '클로벌'을 결성해 창작 음악극 등도 선보이고 있다.

'한국살이' 선배 외국인의 조언 "상호문화 존중" "한국어 구사"
한국에 거주하는 키르기스스탄인들로 구성된 재한 키르기스스탄 교민회 카릴로브 에밀백(48) 대표는 "한국에서 정착하려면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한국어를 구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마음을 열고 진취적으로 행동하면 좋은 친구도 사귈 수 있고 한국 생활에 익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인문대에서 한국학 및 한국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2000년 정부초청장학생으로 고려대 일반대학원에서 경영학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졸업 후 국내 기업에 취업했다가 무역회사를 차려 한국산 치과용 재료와 장비를 수출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한국살이' 선배 외국인의 조언 "상호문화 존중" "한국어 구사"
한국 사극을 보면서 전통 조경 양식에 관심이 생겨 유학까지 왔다는 중국 출신의 정람(33) 씨는 서울시립대에서 조경학 학·석사 과정을 마치고 국내 한 조경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점수제 우수인재 비자(F-2-7)로 거주 중인 그는 올해 영주비자를 신청할 계획이다.

서울시 외국인 유학생 자원봉사단과 KT그룹 희망나눔재단 등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서울시 외국인 주민대표자회의 생활환경개선분과 부위원장 등으로 활동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서울시 외국인 명예시민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비정상회담'에서 브라질 대표로 출연한 방송인 카를로스 고리토(38),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최초 외국인 객원 해설사 및 여성가족부 다문화가족 참여위원 등의 이력을 지닌 아제르바이잔 출신 아마도바 라힐(35), '지극히 사적인 네팔'의 저자인 네팔 출신 방송인 수잔 샤키야(36) 등 연임자 25명도 이들과 함께 활동한다.

고리토 씨는 "2008년부터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다"며 "서로 다른 배경과 전통을 이해하는 것은 상호 존중과 우정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커뮤니티 형성의 기초가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살이' 선배 외국인의 조언 "상호문화 존중" "한국어 구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