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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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혼인 건수가 12년 만에 소폭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뤘던 결혼이 집중된 데다 외국인과의 결혼이 늘어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23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혼인신고 기준)는 19만4000건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년보다 1.0%(2000건) 늘어난 수치다. 혼인 건수가 전년과 비교해 증가한 해는 2011년(0.9%) 이후 최초다.

1996년 43만건으로 정점을 찍은 혼인 건수는 1997년(38만9000건) 30만건대로 내려온 뒤 등락을 거듭하다 2016년 20만건 대에 진입했다. 2021년(19만3000건)부터는 20만건에도 못 미친 뒤 계속 이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혼인 건수가 소폭 오른 배경으로는 코로나19 회복세가 꼽힌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미뤄졌던 혼인들이 2022년 하반기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해왔다"고 밝혔다.

상반기까지 집중됐던 혼인은 하반기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7월(-5.3%), 8월(-7.0%), 9월(-12.3%), 11월(-4.4%), 12월(-11.6%)에 감소해 연간 증가율은 1.0%에 그쳤다.

국제결혼은 2만건으로 전체 결혼의 10.2%를 차지했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전년보다 18.3%(3000건) 증가했다. 성별을 나눠 여자 외국인과의 혼인은 74.6%, 남자 외국인과의 혼인은 25.4%였다. 전체 혼인 증가 건수가 2000건임을 따졌을 때 내국인 간 혼인은 지난해 1000건 감소했다.

외국인 아내 국적은 베트남(33.5%), 중국(18.1%), 태국(13.7%) 순이었고 외국인 남편 국적은 미국(27.7%), 중국(18.4%), 베트남(15.8%) 순이었다.

임 과장은 혼인 증가세가 이어질지 질문에 "젊은 층이 혼인을 꺼리는 상황과 정부의 혼인 유도 정책을 종합할 때 올해 혼인 건수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추이를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혼인 감소에 더해 초혼 연령도 꾸준히 늦어지고 있다.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지난해 남녀 평균 초혼 연령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남자는 34.0세, 여자는 31.5세로 전년도보다 각각 0.3세, 0.2세 올랐다. 10년 전(남자 32.2세·여자 29.6세)과 비교하면 남자는 1.8세, 여자는 1.9세 상승했다.

한편, 전반적인 혼인 감소세와 함께 이혼 건수도 2020년부터 4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이혼 건수는 9만2000건으로 전년보다 0.9%(800건) 감소했다. 평균 이혼 연령은 남자 49.9세, 여자 46.6세로 전년과 비슷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