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선거 열리는 60여개국 중 31개국, 민주주의 악화"
"35개국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감소"
'푸틴 대관식'이 신호탄?…"전세계는 민주주의 불황 시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5선 고지에 오른 러시아 대선은 세계 민주주의의 암울한 시기를 요약해 보여준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진단했다.

푸틴 대통령은 15∼17일 사실상 경쟁자 없이 치러진 러시아 대선에서 87%가 넘는 역대 최고 득표율로 승리하며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다.

서방은 사실상 경쟁이 없었던 이번 대선을 비민주적이고 불공정하다고 규탄하고 있다.

WP는 러시아 외에도 세계 각국에서 선거가 많은 올해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눈에 띄게 쇠퇴하고 있는 "민주주의 불황"(democratic recession)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짚었다.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비교정치 분석 기구인 민주주의다양성기관(V-DEM)이 이달 내놓은 연례 민주주의 보고서에 따르면 35개국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4개국에서는 정부가 점점 더 "선거 관리 기구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V-DEM은 "선거가 독재화 추세를 강화하거나 그에 맞설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의 질 저하는 특히 걱정스럽다"면서 "올해 전국적 선거를 개최하는 60여개국 가운데 31개국에서 민주주의 수준이 악화하고 있으며 3개국만 향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기관은 또 42개국은 "독재화"하고 있으며 세계 인구의 71%는 이제 독재국가에서 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10여년 전 48%에서 높아진 것이다.

퓨리서치가 24개국에서 조사해 지난달 발표한 결과에서는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열의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국의 민주주의 상황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독재(autocracy)에 대한 선호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59%(중간값)가 자국에서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상황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퓨리서치 조사는 작년 2월 20일부터 5월 22일까지 24개국 3만86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푸틴 대관식'이 신호탄?…"전세계는 민주주의 불황 시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