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화가] 에르메스가 길거리 캐스팅…그라피티의 연금술사, 콩고
프랑스 화가 시릴 콩고는 그라피티 작가다. 그는 파리와 홍콩, 멕시코 등 다양한 국가의 길거리를 다니며 자신의 작품을 거리에 새겼다. 콩고의 인생이 뒤집힌 건 2011년이다. 그는 길거리에서 그림을 그리다가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로부터 작업 제안을 받았다.

콩고의 그라피티 그림을 담은 에르메스 실크 스카프는 출시와 동시에 완판(완전 판매)됐다. 그림을 그린 작가 콩고조차 한 장을 겨우 구했을 정도였다. 콩고의 에르메스 스카프 작품을 보고 또 한 명의 거장이 반응했다. ‘샤넬의 아버지’ 칼 라거펠트였다. 그는 자신의 작업실을 4개월이나 콩고에게 내주며 협업 컬렉션을 선보였다. 콩고와 샤넬의 콜라보는 라거펠트 생전 마지막 작업으로 남았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이뤄진 샤넬 쇼에서 콩고와의 협업 컬렉션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콩고는 이집트 신전에서 쇼가 이뤄진다는 것에서 영감을 받아 이집트 문양을 옷과 스카프, 그림 등에 새겨 넣은 작품들을 선보였다. 당시 퍼렐 윌리엄스가 파라오 분장을 하고 오른 런웨이는 큰 화제를 모았다.

콩고가 에르메스 스카프와 샤넬 컬렉션, 그리고 자신의 그라피티 작품들을 들고 서울을 찾아왔다. 서울 성북동 뮤지엄웨이브에서 열리는 개인전 ‘그래피티의 연금술사’에서 작품 45여 점을 선보인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