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사칭해 영업점 내고 수십명에게 주식 투자금 가로채
"400% 고수익"…서민 울린 '리딩방' 일당 22억 사기로 기소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주식 투자자를 끌어모은 뒤 거액의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주지검 형사1부(원형문 부장검사)는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무등록 투자자문업체 대표 A(40)씨 등 임원 3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18일 밝혔다.

범행에 가담한 영업이사 B(32)씨 등 19명도 같은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A씨 등은 2020년 3월∼2022년 7월 주식 투자자 46명으로부터 약 22억원을 리딩방 가입비 및 투자금 명목으로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리딩방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채팅방 등을 통해 주식이나 가상화폐 종목을 추천하거나 투자를 대신해주는 서비스로 최근 이를 악용한 사기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A씨 등은 '누적 수익률 400% 보장', '고수익 보장 스팩(SPAC)주 엄선 추천', 수익률 미달 시 전액 환불' 등 거짓 약속으로 투자자들을 꼬드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뒤, SNS 메신저 등 약 9만건의 포렌식 파일 분석과 압수수색을 통해 조직적인 범행을 밝혀냈다.

A씨 등은 전국에 이사·지점장·팀장·과장 직급 체계를 갖춘 6곳의 영업지점을 두고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에게 전화를 걸어 투자금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장기간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영업지점에 근무한 단순 종사자 20명도 적발했으나 범행 가담 정도가 경미하다고 보고 기소유예 처분했다.

조사 결과 A씨의 지시로 투자금을 유치한 직원들은 아무런 전문성이 없는데도 '주식 전문가'를 사칭해 투자자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고수익을 미끼로 서민들을 유혹하는 무등록 투자자문업체의 리딩방 사기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대대적인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서민을 현혹해 피해를 야기하는 투자 사기 등 불법행위를 철저히 수사해 엄벌할 방침"이라며 "건전한 자본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서민 다중피해 범죄를 척결하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