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교육대, 산업의대 설립 추진..."산재병원 인력 확보"

고용노동부 산하 국책대학인 한국기술교육대가 산업의학 전문의를 양성하는 산업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한다.

유길상 한기대 총장은 지난 14일 충남 천안의 한기대 제2캠퍼스에서 고용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산재병원의 의료인력 확보와 산재보험 재정건전성 확보 지원을 위해 산업의과대학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총장은 산재환자 급증으로 산업의학전문의 증원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년(2002~2022년)간 우리나라 산업재해자수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2년엔 약 13만명의 산업재해자가 발생했다.

2021년 기준 산업재해 치명률은 근로자 10만명당 4.27명으로 독일(0.73명), 영국(0.78명), 일본(1.54명) 등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해보면 매우 높다.

지난 5년간 산재신청 건수는 42%나 폭증했고 근골격계나 소음성 난청 등 관련 유해·위험요인 조사의뢰가 많아 처리 지연이 심각하다.

이처럼 산업의학전문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1년에 배출되는 산업의학전문의는 30명 내외에 불과한 실정이다.

유 총장은 특히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국민 생명·안전과 직결된 필수진료 분야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하자는 국민적 요구가 커졌다"고 말했다.

한기대는 근로복지공단의 전국 10개 산재병원을 활용해 최소 비용으로 산업의대를 설립, 산재환자 전문의 양성과 산재환자 치료, 재활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첨단 공학기술과 산재병원의 재활시설 인프라의 시너지가 예상되며 산재병원을 수련병원으로 활용해 일부 산재병원 의사들을 임상교수로 임용할 경우 설립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기대는 올해 산재병원을 운영하는 근로복지공단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며 1년 정도 세부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다. 고용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관계부처와도 협의할 예정이다.

유 총장은 정부가 의대 증원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의과대 설립 계획을 밝힌 데 대해 "이미 대학 개교 전인 1989년 수립한 중장기 대학발전계획에도 산업의학과 설립 목표가 있었다"며 "의대 설립이 오래전부터 구상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