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LG생활건강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2016년부터 이어진 성장세가 그해 정점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1조2896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중국에서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 ‘후’가 히트하면서다. 주가도 응답했다. 2021년 7월 1일 최고가인 178만3000원을 썼다.환호 속에서 불안이 고개를 들었다. 정점을 찍은 직후 꺾인 주가는 6개월 만에 40%가량 미끄러졌다. 중국에서 ‘애국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다. 이듬해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며 7111억원으로 주저앉은 영업이익은 2023년 4869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K뷰티의 확산 속에서도 LG생활건강은 실적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내년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계속 낮아지는 실적 전망치22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42% 줄어든 2662억원이다. 내년도 전망치는 3430억원. 지난 6월 5276억원이었던 전망치가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방한 중국인이 늘어나고 있지만 LG생활건강은 그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오프라인·고가 화장품 중심의 소비 패턴이 온라인·저가 화장품으로 바뀌었는데 LG생활건강이 바뀐 시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화장품 사업의 판매 경로는 백화점·면세점·방문판매 등 일반영업이 80% 가까이 차지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7~8년 전 중국인과 지금 중국인들의 소비 패턴이 완전히 달라졌는데 LG생활건강은 그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최근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급성장하는 분야는 미국 중심의 온라인 채널이다. 구다이글로벌, 에이피알 등 신흥 강자들이
올해 주요 식품사의 연말 인사에서 ‘오너 3세’가 대거 부사장 및 전무급으로 승진했다. 전 세계적 K푸드 붐으로 ‘실적 신기록’을 쓰고 있는 지금이 경영 전면에 나설 적기라는 판단에서다.22일 오리온에 따르면 담철곤 회장의 장남인 담서원 전무가 2026년 정기 인사에서 전략경영본부장(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1년 7월 오리온에 입사한 지 4년5개월 만이다. 1989년생인 담 전무는 오리온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시작해 2022년 12월 경영지원팀 상무로 승진했다. 지난해 말 전무 직함을 단 데 이어 올해 부사장직에 올랐다.담 전무는 오리온그룹의 ‘글로벌 사령탑’ 격인 전략경영본부를 이끌 예정이다. 신규사업팀, 해외사업팀, 경영지원팀 등을 산하에 두고 그룹의 중장기 경영 전략 수립과 미래 사업 등을 총괄한다.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전무도 내년 1월 1일 자로 부사장에 오른다. 지난해 11월 전무로 승진한 지 약 1년 만이다. 향후 미국 제2공장 증설, 일본 라면 시장 공략 등 굵직한 미션을 이끌어나갈 예정이다. ‘불닭 신화’를 일군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의 장남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상무도 2026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식품사 오너 3세들의 ‘초고속 승진’은 K푸드 붐과 맞물려 있다. 올해 농심, 오리온, 삼양식품 등은 해외 실적 성장세에 힘입어 나란히 역대 최대 매출을 쓸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외 및 미래 신사업을 담당하면 자연스럽게 경영 입지를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일각에선 이들이 주도하는 신사업이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차기 후계자로서 리더
연말 송년회 시즌이 한창인데도 와인, 위스키 등 수입 주류업계의 시름이 깊다. 주류 소비가 구조적으로 줄어드는 데다 고환율까지 겹쳐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어서다.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1월 와인 수입액은 3억9615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다. 12월까지 더해도 작년 수입액(4억6211만달러)을 밑돌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와인 수입액은 2022년 정점(5억8128만달러)을 찍은 뒤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수입량 역시 2022년 7만1020t에서 지난해 5만2036t으로 급감했고 올해도 5만t대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위스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11월 위스키 수입액은 1년 전보다 11% 급감한 2억1012만달러로 집계됐다. 2022년(2억6684만달러) 이후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한때 3만t을 넘은 위스키류 수입량도 올해는 2만t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주류 소비 주축인 20~40대 사이에서 ‘헬시 플레저’(즐겁게 건강 관리하는 문화) 트렌드가 확산한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기간에 ‘혼술’ 문화로 고급 주류 수요가 높아졌지만, 최근 들어선 알코올 소비 자체가 둔화하고 있다.여기에 고환율까지 겹쳤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자 달러, 유로 등 외화로 결제하는 수입 주류업체 마진이 기존 대비 반 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적자 전환하거나 영업이익이 급감한 신세계L&B, 금양인터내셔날 등은 올해도 실적난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주류업계는 실적난을 극복하기 위해 저도수와 무알코올 제품 등을 주력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아영FBC는 연말 홈파티 수요를 겨냥해 3~5도의 저도수 ‘빌라엠 시리즈’를 내놨다. 웅진식품도 논알코올 와인 시장에 진출했다. 이달 신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