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적 해결" 주장 후 CEO·회장·의장 숨지고 부사장까지
'전쟁반대' 러 석유회사 부사장 돌연사…네번째 경영진 사망
우크라이나 침공에 비판적 목소리를 냈던 러시아 최대 민간 석유기업 '루코일'의 부사장이 갑자기 사망했다고 범유럽권 뉴스매체인 유로뉴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루코일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최고경영자(CEO), 회장, 이사회 의장이 숨진 데 이어 이번에 부사장까지 경영진이 총 4명 사망했다.

이날 러시아 현지 매체들은 비탈리 로베르투스 루코일(54) 부사장이 지난 12일 사무실에서 스스로 목을 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 중에서는 그가 죽기 전 사무실에 들어갈 때 두통을 호소하며 약을 달라고 했다고 전한 곳도 있었다.

회사 직원은 부사장 부고를 알리는 텔레그램 게시물에서 "그는 몇 시간 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직원들이 그의 사무실에 가보기로 했고 시신을 발견했다.

그는 질식 자살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루코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3월 "이 비극으로 충격받은 모든 피해자에 대한 공감"을 표시하며 정부에 "지지한 협상과 외교를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그 후 CEO로 재직했던 알렉산더 수보틴이 그해 5월 갑자기 숨졌다.

그는 모스크바 미티시치에 위치한 한 가옥 지하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사인은 약물로 인한 심장마비라는 추정이 나왔다.

이어 루코일의 전 회장 라빌 마가노프가 그해 9월 모스크바 한 병원 창문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작년 10월에는 이사회 의장인 블라디미르 네크라소프가 심부전으로 갑자기 사망하기도 했다.

전 세계 원유의 2%를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회사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이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로 인해 경영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의 제재는 받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