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과 송곡저수지에 '공주'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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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하던 은선폭포, 계룡산 서쪽 높다란 곳에 숨어 있다. 물고기, 연꽃 그려진 계룡산 철화분청사기와 어느 나라 풍경 엽서처럼 아름다운 송곡저수지도 공주, 그중에서도 반포면에 있다.
선녀님 만나려면 585개 계단부터
계룡산국립공원 은선폭포 전망대에 서자 정상인 천황봉(847m)부터 황적봉과 그 너머 봉래산, 갑하산이 구름 끝에 걸려 형형한 푸른빛을 뽐낸다. 585개의 나무계단을 하나씩 밟고 올라야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친절(?)하게도 은선 폭포를 향하는 계단에는 숫자들이 적혀 있다. 1에서 100까지는 괜찮았는데 200을 넘어가니 그 숫자들이 얄궂게 느껴진다. 그러다 400을 지나면 좀 더 힘을 내. 거의 다 왔어. 나 자신을 응원하게 된다.
혹자는 계룡산에 간다고 하니, 도사님들을 만나는 것 아니냐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신라오악이란, 경주평야를 중심으로 국가의 제사를 올린 다섯 산악을 뜻한다. 이렇듯 우리 민족에게 오랜 세월 영험한 산으로 이름을 떨친 탓에 한때 계룡산에는 유사종교 단체가 몰려들었고, 그 숫자가 200여 개나 되었단다.
그때 계룡산은 얼마나 골이 욱신거렸을까? 저마다 바라는 바를 목 놓아 외치는 탓에 은선폭포 흐르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현재 계룡산은 1976년 종교정화운동이 시행되며 동학사, 갑사, 신원사 등 유서 깊은 불교 사찰들만이 원래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중 첫 번째가 공주시 반포면, 계룡산 동쪽에 자리한 동학사에서 은선 폭포, 관음봉으로 향하는 동학사 1코스다. 기자처럼 동학사에서 은선폭포까지만 보고 온다면 편도로 1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완만한 오르막길에 형성된 동학사는 산의 지형대로 꾸밈도, 욕심도 없는 모습이다. 통일신라 성덕왕 23년(724) 상원사라 하여 처음 지은 절로 천년고찰이자, 전국 최초의 비구니승가대학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동학사에 당도하기 전 일주문보다 먼저 홍살문을 보았는데, 이는 동학사만의 특징을 드러내는 한 예다.
돌담마을, 계룡산 철화분청사기, 공주 반포면에
동학사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 반포면 상신리에는 집집마다 고즈넉한 돌담이 그림처럼 어우러진 상신리돌담마을이 자리한다. 골목을 오가는 낯선 이방인을 보고도 돌담마을의 개들은 짖는 법이 없다. 무엇을 숨기기 위한 돌담보다 미학적인 테를 두른 듯 낮은 담장 안에서는 무엇을 경계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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