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선관위원, 총선일정 발표 앞두고 돌연 사퇴…야당 우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 2위 서열의 고위 관계자가 연방하원 의원을 뽑는 총선 일정 발표를 수일 앞두고 갑자기 사퇴해 야권이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10일(현지시간) 인도 매체와 AFP통신에 따르면 인도 법무부는 전날 아룬 고엘 선거관리위원이 사퇴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드로우파디 무르무 대통령이 고엘 위원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발표하면서도 그의 사퇴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의 사퇴는 다음 주로 알려진 총선 일정 발표를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약 10억명에 이르는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도 총선은 보통 4∼5월 실시돼 왔다.

선관위는 위원장과 위원 2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위원 1명은 지난달 퇴직해 라지브 쿠마르 위원장만 남게 됐다.

고엘은 2022년 11월 임기 5년의 선거관리위원에 임명됐으며 내년에 위원장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 고위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고엘이 쿠마르 위원장과 의견 차이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으나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 신문은 전했다.

현지 방송은 그가 "개인적 이유"로 사퇴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인도 야권은 그의 사퇴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의 K.C. 베누고팔 사무총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고엘 위원이 총선 일정 발표를 코앞에 두고 사임해 세계 최대 민주주의의 건강함이 심히 우려스럽다"고 썼다.

베누고팔 사무총장은 "선관위와 같은 헌법기관이 운영되는 방식과 정부가 헌법기관들에 압력을 행사는 방법에 투명성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2014년부터 집권하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이번 총선을 통해 3연임을 노리고 있다.

INC는 모디 총리가 이끄는 여당 인도국민당(BJP)의 집권 연장을 저지하기 위해 지난해 지역정당들과 뭉쳐 정치연합체를 결성했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로는 BJP가 압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