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열차 노선, 포르투갈 미라도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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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에서 포치뇨를 오가는 미라도루는 빈티지한 매력의 열차를 타고 와이너리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열차 노선이다.포르투갈의 미라도루 열차는 한국의 경부선처럼 가장 인기 높은 노선 중 하나로 꼽힌다. 또 소도시 기착지가 많아 여행을 즐기기에도 좋다. 이용객이 가장 많은 리스본-포르투 구간은 대략 3시간 30분이 소요되는데, 한국 여행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노선이기도 하다. 포르투갈을 기차로 여행한다면 포르투는 빼놓을 수 없는 목적지이기 때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역’으로 불리는 상벤투역이 있는 도시라서다. 포르투갈이라는 국가명이 유래된 도시이기도 한 포르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살아 숨 쉬는 곳으로 자연과 문화의 다양성을 가로지르는 여행의 관문이자 출발점이다. 포르투 여행은 상벤투역에서 내림과 동시에 그 아름다움에 압도당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포르투갈의 역사적인 장면을 담은 2만여 장의 아줄레주 타일로 장식된 역 내부는 마치 예술품 안에 들어가 있는 생경한 기분을 갖게 하는데 한 장마다 그려진 그림에 눈을 뗄수가 없다.
상벤투역에서 시작하는 미라도루 열차 노선은 현지인도 자주 이용하는 정규 노선이지만 기차 여행 추천을 한다면 단연코 첫 번째로 꼽는 노선이다. 포르투갈의 국영철도인 CP의 포르투갈 전역 열차 정규 노선 중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노선이 미라도루다. 포르투갈 북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포르투갈 제2의 도시 포르투를 출발해 도루강을 따라 동쪽 내륙으로 이동, 레구아를 거쳐 포치뇨에 도착하는 노선이다.
도루강은 포르투갈과 스페인 사이를 흐르는 강으로 이베리아반도 전체에서 세 번째로 긴 강이다. 이 강의 양쪽 기슭을 따라 들어가면 도루 밸리가 나오는데, 이곳에서는 일찍부터 와인이 생산되기 시작했으며, 특히 포트와인의 산지로 유명하다. 이처럼 도루 밸리는 오랜 역사와 아름다운 풍경을 인정받아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1400 시리즈 디젤 기관차와 스위스 쉰들러 투어리스트 객차로 구성된 미라도루는 1940년대에 생산된 열차인만큼 빈티지한 매력으로 가득하다. 쉰들러 객차는 1949년에 투입된 후 1977년에 잠시 운행을 중단하며 새단장을 거쳤지만, 주황색과 보라색 체크 무늬 등 예전의 빈티지함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열차는 전망대, 뷰포인트라는 뜻의 포르투갈어 ‘미라도루(Miradouro)’라는 이름에 걸맞게 도루강과 그 주변의 와이너리 파노라믹 뷰를 선사한다. 미라도루 열차의 기착지
포르투 상벤투 → 캄파냐 → 레구아 → 피냐오 → 투아 → 포치뇨
포르투에서 포치뇨까지는 3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풍경이 아름답고 작은 마을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열차 출발 첫 1시간가량 도심과 주거지를 지나고 레구아에 진입하면, 열차는 도루강 기슭을 따라간다. 그러다 만나게 되는 열차의 마지막 구간, 피냐오-포치뇨 구간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열차 구간으로 꼽힌다. 도루강과 그 옆 경사로 펼쳐진 넓은 포도밭. 특히 이 구간에서는 최초의 로제 포트와인을 만든 ‘크로프트’와 영국 여왕 즉위 60주년에 사용했던 프리미엄 포트와인 생산자인 ‘그라함’ 등 유명 와인 브랜드의 포도밭을 열차 밖으로 감상할 수 있다.
미라도루 열차 타고 떠나는 여행지 4곳
포르투 도착하자마자 이 도시가 주는 포근함에 매료된다. 경사진 길과 광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성당과 교회, 아줄레주 타일로 장식된 골목 사이를 별다른 목적 없이 여유롭게 걷기에도 좋다. 이 아름다운 도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클레리구스 탑은 76m 높이의 바로크 종탑으로 18세기에 완공된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클레리구스 성당 위 탑으로 240개 나선형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이 도시 전경에 흠뻑 매료된다.
또 다른 뷰 스폿은 세하두 필라르 수도원. 포르투 역사지구와 동 루이스 1세 다리, 와이너리가 즐비한 빌라노바드가이아 모두를 조망하기에 최고의 장소로, 특히 이곳에서 보는 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동 루이스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면 이곳이 최적의 장소다.
조앤 롤링의 소설 <해리포터>의 영감지로 널리 알려진 포르투에서 렐루 서점 방문은 해리포터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렐루 서점은 포르투대학 건물 바로 옆 거리에 위치하며 오전 일찍 개장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관광객들이 줄지어 기다리는 인기 명소다. 개점한 지 100년이 훨씬 넘은 오래된 서점으로 책을 구입하려는 목적보다는 구경하러 온 관광객이 훨씬 많은 서점으로 붉은색 카펫이 깔린 아치형 계단과 고서로 장식된 벽들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상하게 한다.
포치뇨
인구가 몇 백 명에 불과한 작은 소도시. 그만큼 따뜻한 환대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코아국립박물관에 방문하길 추천한다. 고고학 전문 박물관인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지정된 곳으로, 신석기 시대부터 철기 시대에 이르기까지 2만5000년 역사와 종교적 주제를 담은 암각화를 볼 수 있다.
레구아
빌라헤알에 위치한 마테우스 저택을 보는 걸로 충분히 흡족한 여행이 될 수 있다. 18세기에 지어진 마테우스 저택은 포르투갈 내 바로크 양식 건축물 중 초기작에 속한다. 저택 자체도 물론 아름답고 훌륭하지만, 포르투갈 국민 시인인 카몽이스의 서사시 <우스 루지아다스>의 한정 삽화판 200부 중 하나를 소장하고 있어서 방문할 만하다.
피냐오
계단식 포도밭으로 둘러싸인 와인의 도시 피냐오. 피냐오는 포르투갈의 와인 생산지 중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로 포도 재배에 딱 맞는 토양과 기후를 가졌다. 포르투갈의 유명 와이너리가 많이 위치해 있으니,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방문해 포도 수확 체험과 와인 테이스팅에 참여해보길 권한다. 또한 피냐오 기차역은 포르투의 상벤투 기차역만큼이나 아름답다. 아줄레주 타일로 꾸며진 도루강의 과거 모습과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