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들이 에듀테크산업의 격전지인 미국에 진출하고 있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한국에서는 시장 확대가 힘들다고 판단한 것이다. 영어 학습 데이터를 확보해 인공지능(AI)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목적도 있다.

美 UCLA 학생도 韓 플랫폼에 "수학 문제 풀어줘"
AI 학습 플랫폼 ‘콴다’를 운영하는 매스프레소는 8일 미국 대학생의 시험 준비를 돕는 웹 기반 서비스 ‘프렙파이’를 출시했다. AI가 학습자료를 요약하고 실전 시험 대비 문제를 만들어준다. 학생이 이미지나 텍스트로 문제를 올리면 AI 챗봇이 대화 형태로 답을 알려주고 해설까지 해준다. 매스프레소 관계자는 “현지 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 결과를 기반으로 미국 대학생 시험 준비에 최적화했다”고 말했다.

주요 지원 전공은 수학, 공학, 경제학 등 이른바 스템(STEM) 분야다. AI 수학 문제 풀이는 매스프레소가 높은 기술력을 갖춘 영역이다. UCLA와 서던캘리포니아대(USC)를 시작으로 상반기 미국 서부 지역 전체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다른 에듀테크 기업인 아이스크림에듀는 미국 대학 입시 플랫폼인 ‘컬리지에이블’을 상반기 출시한다. 미국 고등학생의 입시 준비 상태를 확인한 뒤 에세이 분석, 합격 가능 대학 AI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타트업 클라썸도 지난해부터 미국 서비스 확대에 힘을 주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버클리대, 캘리포니아주립대 등이 클라썸의 AI 교육 소통 플랫폼을 활용 중이다. 비상교육은 한국어 교육 플랫폼 ‘마스터케이’의 미국 수출을 최근 시작했다.

국내 학령인구 감소 추세가 가속화하자 주요 교육기업이 에듀테크 기반이 탄탄한 미국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1996년 에듀테크법을 제정한 뒤 빠르게 산업을 키우고 있다. 2025년 미국 내 시장 규모만 2520억달러(약 33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연방정부가 획일적인 교육 기준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지역과 학교별로 자율성을 강조한다”며 “한국 민간기업이 개별 학교와 계약을 맺고 솔루션을 수출하기 좋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