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병 등서 선후배·동창끼리 '결투'…전주을 '이성윤·현역의원 2명' 격돌
국민의힘 16년 만에 도내 모든 선거구 공천, 호남에 깃발 꽂을지 관심
[총선 D-30] 민주 '텃밭' 전북 공천경쟁 치열…전주을 최대 격전지
전북은 '더불어민주당 공천=당선' 공식이 여전히 유효한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린다.

이런 이유로 총선 때마다 치열한 민주당 공천 다툼이 벌어져 전북은 본선보다 예선 주목도가 높은 특징이 있다.

후보군도 제한적인 탓에 정치의 계절이 되면 현직과 전직이 맞붙는 '리턴 매치', '회전문 매치'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특히 올해 총선에서는 보수 진영의 국민의힘이 16년 만에 호남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내면서 전북에 깃발을 꽂을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끈다.

◇ 민주당 경선 대진표 '주목'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리턴 매치가 벌어지는 대표적인 선거구는 전주시병과 정읍·고창이다.

전주시병에서는 전주고-서울대 선후배인 현역 김성주 의원과 '올드보이'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예선, 본선 통산 3번째 맞대결을 벌인다.

2007년 대선 패배 후 부침을 겪던 정 전 장관은 2016년 국민의당 당적으로 11년 후배인 김 의원과 대결에서 989표 차이로 신승했다.

하지만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는 김 의원이 민생당 소속의 정 전 장관을 5만4천여표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며 여의도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지역에서 10여년간 정치적 동지로 지냈으나 노선을 달리한 이후 1승1패씩을 주고받으며 '질긴 인연'을 이어온 두 사람이 다시 같은 당에서 만나 당내 경선이라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것이다.

정읍·고창 역시 현역 윤준병 의원과 3선의 유성엽 전 의원이 2020년에 이어 다시 격돌한다.

공교롭게도 둘은 정읍 출신에 전주고-서울대 동기동창이자 행정고시 합격 이력까지 같아 화제의 중심에 섰었다.

지난 총선에서 윤 의원에게 쓴잔을 받은 유 전 의원이 올해 전열을 재정비, 배수진을 치고 나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혼전이 예상된다.

현역인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이 지역구를 서울 서대문갑으로 옮기면서 무주공산이 된 남원·장수·임실·순창 선거구에서는 판사 출신 박희승 변호사, 성준후 민주당 부대변인, 이환주 전 남원시장이 공천권을 두고 겨룬다.

완주·진안·무주 선거구에서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친동생인 정희균 전 노무현재단 전북 공동대표와 김정호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이 현역인 안호영 의원을 상대로 힘겨운 공천 대결을 벌이고 있다.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을 보인 익산갑 경선에서는 이춘석 전 의원이 현역 김수흥 의원을 눌렀고, 군산·김제·부안갑 경선에서는 신영대 의원이 김의겸 의원(비례)을 따돌리고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다.

김윤덕(전주갑), 한병도(익산을), 이원택(군산·김제·부안을) 의원은 단수 공천으로 비교적 손쉽게 본선으로 직행했다.

[총선 D-30] 민주 '텃밭' 전북 공천경쟁 치열…전주을 최대 격전지
◇ 최대 격전지 '전주시을'…민주-국힘-진보 중 승자는?
이번 총선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는 전주시을 선거구는 2명의 현역 의원과 서울중앙지검장 출신의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본선에 나서 선거판을 흥미롭게 한다.

특히 최근 3번의 선거에서는 정운천(국민의힘)→이상직(민주당)→강성희(진보당)의원이 배지를 달아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벌써 관심이다.

'윤석열 사단 청산'을 부르짖으며 정치권에 발을 들인 이성윤 연구위원은 수년간 지역에서 물밑을 훑던 4명의 예비후보를 가뿐히 제치고 공천권을 받아냈다.

지난달 23일 민주당이 그를 26호 인재로 영입한 지 10일 만의 일이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최강욱 전 의원 업무방해 혐의 사건과 한동훈 검사장 녹취록 사건 수사를 지휘하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었던 인물이어서 민주당으로서는 포기하기 어려운 선택지였다.

전주을 경선은 1차 '5자 경선 후 2인 결선 투표'로 예상됐으나 이 연구위원이 1차에서 과반을 득표하면서 결선없이 조기에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지역의 정치 신인들이 아무리 표밭을 다져도, 중앙당이 전국적 인지도가 높은 인물을 내리꽂으면 밀릴 수밖에 없다"는 뼈아픈 현실을 지역 정가는 마주해야 했다.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비례)과 전주을 현역인 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본선에서 이 연구위원과 대결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고창 출신에 전주고를 졸업했다고는 하나 지역 사정에 어두운 이 연구위원을 상대로 한 '박힌 돌'의 파상 공세가 예상된다.

최근 이 연구위원이 기자회견에서 완주를 완도로, 온고을(전주)을 빛고을(광주)로, 대한방직을 동남방직으로 잘못 표현한 발언이 공격의 빌미를 줬다.

정 의원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재선으로 쌓은 행정적·정치적 경륜을 앞세우고, 강 의원은 자신을 정권을 교체할 적임자로 내세워 치열한 표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총선 D-30] 민주 '텃밭' 전북 공천경쟁 치열…전주을 최대 격전지
◇ 16년 만에 10개 전북 선거구 공천…숨 가쁜 보수의 추격
국민의힘은 외연 확장을 위해 2008년 제18대 총선 이후 16년 만에 전북을 넘어 호남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냈다.

전북 총 10개 선거구의 후보들 면면을 보면 도내에서 이름을 알린 인물도 꽤 있다.

후보는 양정무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전북자치도 지역협의회 회장(전주시갑), 정운천 의원(전주시을), 전희재 전 전북도 행정부지사(전주시병), 오지성 국민의힘 전북자치도당 전국위원(군산·김제·부안갑), 최홍우 전 사단법인 나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이사(군산·김제·부안을), 김민서 전 익산시의원(익산시갑), 문용회 국민의힘 전북자치도당 부위원장(익산시을), 최용운 전 아시아통신 기자(정읍·고창), 강병무 전 남원축협조합장(남원·장수·임실·순창), 이인숙 전 완주군의원(완주·진안·무주) 등이다.

보수진영의 '불모지' 전북에서 3수 끝에 2016년 국회에 입성한 정운천 의원부터 양정무 회장, 지역을 속속들이 꾀는 강병무 조합장까지 다양하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하나같이 "전북이 수십년간 민주당을 선택한 결과는 지역 낙후"라며 '인물 교체론', '여야 균형론'을 앞세워 한표를 호소하고 있다.

지역 발전을 견인할 '여당 후보'가 필요하다면서 대통령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소통의 중요성을 지역민에게 강조한다.

'민주당 일당 독주'에 염증을 느끼며 여당 의원 필요성에 공감하는 유권자를 파고들 국민의힘 후보들이 민주당 텃밭에서 얼마나 선전하느냐도 관전 포인트다.

이밖에 전주시갑에서는 민주당에서 새로운미래로 당적을 옮긴 신원식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 전주시병에서는 녹색정의당 소속 한병옥 전 전주대 객원교수, 익산갑에서는 전권희 진보당 전북자치도당 정책위원장 등 군소정당 후보들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