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일 서울대 명예교수, 대등론 체계화한 '대등의 길' 출간
서로 도우며 잘 살려는 노력…시와 이야기로 본 '대등론'
'별 하나에 추억과 / 별 하나에 사랑과 / 별 하나에 쓸쓸함과 / 별 하나에 동경과….'
시인 윤동주(1917∼1945)는 '별 헤는 밤'에서 별 하나하나에 여러 감정과 의미를 담아 헤아린다.

별이 몇 개 있는지 숫자를 세는 것과는 다르다.

국문학자인 조동일 서울대 명예교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는 시구에 주목한다.

강아지, 토끼 등 만물이 별과 대등(對等)함을 시적으로 보여준다는 이유에서다.

조 교수가 동아시아 화합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해 온 이론, 이른바 '대등론'이다.

최근 출간된 '대등의 길'(지식산업사)은 동서고금의 문학, 역사, 사상을 오가며 대등론을 설명한 책이다.

대등론이 만물과 만인(萬人), 만생(萬生) 대등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조 교수는 만물대등이 '누구나 누리던 원초적인 행복'이라고 주장한다.

서로 도우며 잘 살려는 노력…시와 이야기로 본 '대등론'
그는 갖가지 불행에서 벗어나 행복을 되찾기 위해서는 의식의 깊은 층위에서 공유하고 있는 대등 의식을 표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별 하나 나 하나'라고 헤아리는 것도 그 일환이다.

조 교수는 동·서양의 여러 시, 소설, 수필 작품을 다루며 대등의 의미를 강조한다.

그는 '슬기로우려면', '억압의 풍자' 등으로 주제를 나눠 작품을 설명한 뒤 그 안에 담긴 대등론을 짚는다.

직접 지은 시를 읊으며 '대등의 길로 나아가자'고 외치기도 한다.

조 교수는 대등론의 본질은 '누구나 잘 살도록'하는 데 있다고 본다.

"대등 관계에서 함께 살면 '화이부동'(和而不同·남과 사이좋게 지내기는 하나 무턱대고 어울리지는 않는다는 의미), 모자라는 것을 채워주며 서로 도와 행복을 함께 누린다.

"
조 교수는 이 책을 '연구 서적이면서 문학 창작'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구분을 넘어서서 둘이 하나가 되게 한" 것이라며 "대등을 말해주는 수많은 사례를 근거로 삼고 대등론을 더욱 분명하게 정립하는 연구 작업을 문학 창작과 함께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508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