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프리츠커상 수상자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연합뉴스
2004년 프리츠커상 수상자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연합뉴스
프리츠커상은 건축 프로젝트의 ‘성공 보증 수표’다. 세계 최고의 거장으로 인정받은 건축가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설계하는 만큼 수준 높은 결과물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화제성도 무시할 수 없다. 건물 그 자체가 랜드마크로 자리잡으면서 관광객들을 불러모을 때가 많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 건축의 인지도와 입지를 넓히기 위해서라도 프리츠커상 수상자가 나와야 하는 이유다.

한국에도 프리츠커상 수상자가 설계한 작품이 많다. 상업시설 중 대표적인 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다. 낯선 외관으로 초기에 혹평을 받았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패션쇼 무대가 되며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자하 하디드는 2007년 DDP 설계 공모에 당선됐는데, 여기엔 2004년 프리츠커상 수상 이력이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러리아백화점 광교는 2000년 수상자 렘 콜하스의 작품이다. 현재 진행중인 밀레니엄힐튼호텔 재건축 프로젝트를 맡을 건축가로 거론되는 것도 1990년 수상자인 노먼 포스터다.
2000년 프리츠커상 수상자 렘 콜하스가 디자인한 갤러리아백화점 광교 외관 /한경DB
2000년 프리츠커상 수상자 렘 콜하스가 디자인한 갤러리아백화점 광교 외관 /한경DB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특성상 미술관 건축에서도 프리츠커상 수상자는 각광받는다. 리움미술관 아동교육문화센터(렘 콜하스)와 서울 송은미술관(2001년 수상자 헤르조그&드뫼롱), 원주 뮤지엄산(1995년 수상자 안도 다다오), 강릉 솔올미술관(1984년 수상자 리처드 마이어) 등 전국 각지의 주요 미술관들이 프리츠커상 수상자를 골랐다.

좋은 건축이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효과도 이미 입증됐다. 서울 한강로동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본사는 2023년 프리츠커상을 받은 데이빗 치퍼필드가 설계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관계자는 “치퍼필드의 수상 이후 건축 답사를 위해 미술관에 왔다는 관람객이 꽤 늘었다”고 귀띔했다.

성수영/안시욱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