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나오는 애플의 신형 태블릿PC ‘아이패드 프로’에 사용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전량 공급한다. 납품 규모는 총 850만 장으로 금액은 3조9000억원에 이른다. BOE 등 중국 업체를 따돌리고 한국 업체가 애플 아이패드의 OLED 패널을 독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산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르면 이달 신형 프리미엄 태블릿PC인 아이패드 프로를 공개한다. 대각선 길이 11인치(28㎝), 12.9인치(33㎝) 모델 2종으로 출시한다. 애플은 고급화를 위해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OLED를 선택했다. 올해 450만 대가량 내놓을 12.9인치 모델의 OLED 납품사로 LG가 선정됐다. 380~390달러인 12.9인치 패널 가격을 감안할 때 납품액은 17억5500만달러(약 2조3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삼성은 올해 400만 대 정도 생산할 11인치 모델의 OLED 납품사로 정해졌다. 공급 규모는 11억6000만달러(약 1조5500억원)로 예상된다. 삼성과 LG는 각각 6세대(가로 1500㎜, 세로 1850㎜) OLED 생산라인에서 애플 아이패드 프로용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산업계에서는 국내 기업이 까다로운 애플의 ‘눈높이’를 통과한 만큼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노트북, 게임용 모니터 등 다른 중형 OLED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의 추격을 따돌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은 이 시장을 잡기 위해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입해 8.6세대(가로 2250㎜, 세로 2600㎜) OLED 생산라인을 짓기로 했다. LG도 8.6세대 라인 투자 시기를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