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관광객 반토막…상인들 "남산곤돌라 건립 절실"
“서울 남산 곤돌라는 명동 상권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관광객이 명동역에 내려서 곤돌라를 타고 남산에 다녀와 명동 상가를 즐기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서울시가 ‘지속 가능한 남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남산 곤돌라(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환경단체와 명동 상인들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시는 일본의 요코하마 에어캐빈 등을 참고해 2025년 11월부터 명동역 인근의 남산예장공원에서 남산 정상부까지 총 804m 구간을 오가는 곤돌라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곤돌라 사업이 남산의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명동 상인들은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곤돌라 사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4일 한국경제신문이 방문한 명동 거리의 상인들은 남산 곤돌라가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킬러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명동에서 15년 넘게 한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중반 최모씨는 “코로나19 기간 버티다가 최근에야 손님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는데, 명동보다 다른 핫플레이스를 찾는 이가 많은지 관광객이 절반으로 줄어 걱정”이라며 “곤돌라가 생기면 홍콩 모노레일처럼 서울의 명소가 되고 동선이 자연스럽게 명동 상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명동역 옆 샛길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곤돌라가 만들어지는 예장공원이 여기서 300~400m 거리”라며 “지금은 남산 케이블카를 타려면 언덕길을 15~20분 걸어가야 하는데, 곤돌라는 평지로 걸어서 2~3분이면 되니 접근 시간을 10분의 1로 줄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명동 거리를 포함한 관광 상품이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박수돈 명동관광특구협의회 사무국장은 “한옥마을, 서울로 7017, 명동, 남산 곤돌라를 하나의 루트로 관광하며 수익을 효율적으로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익 서울시 도시정비정책팀장은 “남산은 월 15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산이어서 생태적인 의미와 함께 이용자의 접근성 확보 등도 중요한 쟁점”이라며 “기존에 주민들이 이용하던 샛길 등을 정비하고 생태환경 보전을 위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