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삭발식을 열고 대학 측의 증원 방침에 반발하고 나섰다. 교수와 와 학생 등 구성원 의사에 반하는 일방적인 증원에 반대한다는 이유에서다.강원대 교수 10여명은 5일 의대 앞에서 삭발식을 열었다. 구성원들의 뜻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대학 측 결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다.이승준 강원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난주 진행한 교수 회의에서 77%가 의대 증원 신청을 거부한다는 의견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지난 11월 진행한 수요조사 때보다 더 많은 인원을 교육부에 신청했다"고 말했다.전날 강원대는 교육부에 현재 49명에서 140명으로 의대 정원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앞서 지난 3일 학생들도 성명서를 내고 학교 측의 증원 방침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학생들은 "총장님께서 부디 증원 규모를 재고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증원은 강원대가 지향하는 교육목표와 맞지 않고, 현재 정책 결정이 학생과 교수진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이고 부당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뉴스위크가 뽑은 세계 최고 병원 순위에 다수의 한국 병원이 이름을 올렸지만, 1곳을 제외하고 모두 수도권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한국 의료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달리 이웃 나라 일본의 경우 절반가량은 수도권 이외 지역에 소재한 병원이었다.5일 뉴스위크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2024 세계 최고 병원(World's Best Hospitals 2024)' 순위를 보면 250위 안에 17개의 한국 병원이 이름을 올렸다.서울아산병원이 22위로 최고 순위에 올랐다. 삼성서울병원(34위), 세브란스(40위), 서울대병원(43위), 분당서울대병원(81위), 강남세브란스병원(94위)이 100위 안에 들었다. 이른바 수도권 '빅5' 병원들이다.이외에 가톨릭성모병원(104위), 아주대병원(120위), 인하대병원(148위), 강북삼성병원(152위), 고대안암병원(160위), 여의도성모병원(170위), 경희대병원(208위), 중앙대병원(214위), 건국대병원(222위), 이대병원(225위), 대구가톨릭대병원(235위)이 뒤를 이었다.국내 17개 병원이 세계 유수의 의료기관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나 16곳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모양새다. 이들 병원 중 수도권 밖에 있는 병원은 가장 마지막에 이름을 올린 대구가톨릭대병원뿐이다. 지방 국립대병원은 한 곳도 포함되지 못했다.일본은 한국보다 적은 15개 병원이 순위에 들었는데, 이 중 7곳이 수도권 밖에 위치한 병원이었다. 비수도권 병원 중에서도 5곳이 지방 국립대병원이다. 의사 구인난에 시달리며 고전하고 있는 한국의 지방 국립대병원 상황과 대조적이다.일본은 '의사 지역정원제' 등을 도입해 지역의 거점 국립대병원에 꾸준한 인적·물적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런 점이 지방 국립대병원의 약진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한편 정부는 지난달 6일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방침을 발표하며 지역 국립대 중심의 증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수와 전공의 등 해당 대학의 의료진과 의대생들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으로 의료 공백 사태가 2주 넘게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증질환 환자단체들이 의료인들의 현장 복귀를 촉구했다. 이들은 "(환자들이) 진통제를 복용하며 겨우 연명하고 있다"고 밝히며 정부와 의료계에 무책임한 공방전을 즉각 멈추라고 주장했다.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5일 호소문을 발표하고 "정부와 정치인, 의료계는 편안한가"라며 "의료 공백 속에 중증질환자들은 긴장과 고통으로 피가 마르고 잠을 못 이루고 있다"고 토로했다.이들은 그러면서 정부와 의료계에 환자를 희생시키는 무책임한 공방전을 즉각 멈추고 환자단체를 포함한 협의체를 구성하라고 주장했다.연합회는 "의료계는 '나 몰라라'하며 의료 현장을 떠났고, 정부가 준비한 대책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미봉책에 불과해 고통과 피로도는 점점 치솟고 있다"며 "국민과 환자를 위한다는 말은 이제 그만 하라"고 비판했다.또 "2020년 전공의 파업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며 환자의 생명을 어떤 상황에서든 끝까지 지켜줄 의사가 앞으로는 양성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된다.의료계에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환자를 버리고 거리로 나가는 상황이 수시로 반복될 것을 생각하니 끔찍하다"고 말했다.연합회 소속 단체인 한국췌장암환우회 변인영 대표는 "당장 죽을병이 아니라며 2주째 항암이 미뤄지고, 항암을 견뎌 겨우 얻은 수술이 '응급이 아니다'는 이유로 취소되는 상황"이라며 "생명을 구걸이라도 하고 싶다. 전공의들은 고귀한 정신을 훼손하지 말고 돌아가라"고 호소했다.한국루게릭연맹 김태현 회장은 "전쟁 중에도 적군이 다치면 치료해 주는 게 도리"라며 "의사의 본분에 맞게 병원으로 돌아오라"고 말했다.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