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노조 조사 결과, 참여학교 대부분 전교생 600명 이하 '중소학교'
서울학교 절반이 '대규모학교'인데, 늘봄학교 위한 유휴교실 없어
'강사 구인난'에 교장·교감도 강사 맡아…교사노조 "2학기 전면시행 불가"
늘봄 참여 서울 '꼴찌'…"학생많아 여유공간 없고, 강사 구인난"
희망하는 초등학생은 모두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돌봐주는 '늘봄학교'가 전국에서 시행됐지만, 서울지역 학교의 참여율은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이는 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서울 대규모 학교에서 늘봄학교 운영을 위한 유휴교실을 찾기 힘들고, 강사 구하기도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지난 1월 말까지 초1 맞춤형 늘봄학교 프로그램 운영 의사를 밝힌 24개교를 대상으로 운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들 늘봄학교 참여학교 중 75%인 18개교는 전교생이 600명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5%만 600명 초과 대규모 학교였다.

서울시교육청 기준으로 '240명 이상 600명 이하' 중소 규모 학교는 14개교, 학생 수 '240명 이하' 소규모 학교도 4개교에 달했다.

이는 2024∼2028학년도에 서울시내 초등학교 43.5%가 '전교생 600명 초과' 학교인 것과 대조된다.

대규모 학교의 참여율이 저조한 것과 관련해 노조는 "학교 규모가 늘봄학교 신청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학교는 학생 수 대비 여유공간 확보가 용이하지만, 대규모 학교에는 정규수업, 방과후학교, 돌봄교실 등의 운영으로 유휴교실이 없다는 얘기다.

대부분 학교는 교육 프로그램 강사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사노조에 따르면 늘봄학교에 참여한 한 초등학교의 경우 강사로 교장, 교감이 초빙되기도 했다.

다른 학교에선 1학년 담임 교사 모두가 정규 교육과정 이후 수학, 국어 프로그램 강사로 초빙됐다.

교원에게 행정업무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정부 방침과 다르게 부장 교사나 교감이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노조는 "24개교 중 6개 이상의 학교에서 강사를 모두 채용하지 못했다"며 "양질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강사가 충분하지 않아 2학기 늘봄학교가 전면 시행됐을 때 학교별 강사 인력난이 매우 심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2학기 늘봄학교 전면 시행은 물리적으로 불가하다"며 교육부의 재고를 촉구했다.

교육부는 늘봄학교를 올해 1학기 전국 2천741개교 시행에 이어 2학기에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시행할 계획이다.

서울은 관내 608개교 가운데 6.3%인 38개교만 1학기에 늘봄학교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의 참여율은 전국에서 가장 낮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