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 위작 급증…불안한 수집가들 진품인증 신청 폭주
유명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 그림의 위조품이 급증하면서 진품을 인정 받으려는 수집가가 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뱅크시 공식 작품 보증 기관이자 작품 판매를 주관하는 '페스트 컨트롤'(Pest Control)에는 정품 인증서 신청이 매달 최대 700건 접수되고 있다.

신청이 폭증하면서 일부 수집가는 정품 인증서를 받기 위해 몇 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뱅크시 작품 전문가로서 지난 14년간 그림 거래를 담당해온 조 사이어는 "패스트 컨트롤은 코로나19 기간에는 (인증서) 제작을 하지 않은 데다 최근에는 매달 인증서 신청 500∼700건이 접수되면서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에 개인 고객이 정품 인정을 받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이 매우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은 뱅크시 작품 위조품이 이베이 등 온라인상에서 진품으로 둔갑해 팔리는 일이 비일비재한 가운데 부각됐다.

위조품이 얼마나 유통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뱅크시 정품 판화 가운데 적지 않은 작품이 이미 분실 혹은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어는 "(판화) 에디션 중 일부는 미완성인 데다 초기 판화는 이동 중 파손, 분실되거나 대학 강당에 방치되곤 했다"고 말했다.

애초에 물량이 많지 않아 위조품이 아니고서는 거래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뱅크시가 본인이 제작한 판화 등 모든 작품에 일일이 서명을 남기지는 않았다는 점도 위조품 제작을 용이하게 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뱅크시는 같은 주제로 판화를 대량으로 제작하면서도 150점에는 서명하고 나머지 500점에는 서명하지 않는 식의 행동을 보여왔다.

이런 가운데 뱅크시 작품은 경매에서 높은 가격에 낙찰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서 2021년 뱅크시 대표작으로 꼽히는 '사랑은 쓰레기통에'(Love is in the Bin)는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1천860만 파운드(약 313억 원)에 낙찰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