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에서 우리 군 K9 자주포가 해상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백령도에서 우리 군 K9 자주포가 해상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투자증권은 4일 방위산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했다. K9 자주포, K2 전차의 중동 수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동 시장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이 증권사 장남현 연구원은 "중동은 무기체계를 활발히 수입하고 있지만 국내 업체가 중동에 K9과 K2를 수출한 경험은 없다"며 "K9과 K2 파워팩(엔진과 변속기)은 독일의 기술에 의존하고 있어 수출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9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아랍에미리트와 K9 수출 계약 직전까지 갔지만 독일의 금수 조치로 실제 계약 체결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최근 독일의 수출 제한 조치가 완화되고 있다. 장 연구원은 "독일은 2022년 예외 조항을 적용해 유로파이터를 수출을 승인했다"며 "올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 지역 정세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이유로 공대공 미사일 수출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이 무기체계 수출 금지 정책을 해제하며 K9, K2도 수출 승인받을 확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파워팩 국산화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수출이 근본적으로 늘어나려면 K9, K2 파워팩 국산화가 필요하다. K9 엔진은 STX엔진이 2025년을 목표로 국산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집트에 수출하는 K9에 탑재될 예정이다. K2 변속기는 SNT대이내믹스가 라이선스 국산화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국산 K2 변속기도 튀르키예에 수출한 이력이 있다.

장 연구원은 방산업체 중 최선호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꼽았다. 새 먹거리로 중동 시장을 확보했다는 이유에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부와 방산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수요를 생각하면 이 MOU는 K9 수출 계약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레드백 장갑차의 파워팩도 K9과 같아 추가 수출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