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자발(發) 인력난을 겪는 것은 한국 기업뿐만이 아니다. ‘파운드리 최강자’인 대만 TSMC도 똑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TSMC는 400억달러(약 53조4400억원)를 들여 짓기로 한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 2개의 준공을 미루고 있다. 당초 TSMC는 연내 1공장 가동에 들어가 4~5㎚(나노미터·1㎚=10억분의 1m) 칩을 생산하고, 2026년부터 2공장에서 3㎚ 칩을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1공장은 2025년 이후, 2공장은 2028년 이후로 준공 시점을 늦추기로 했다.

TSMC 측은 미국 정부가 약속한 보조금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과 함께 숙련된 전문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것을 공장 가동 지연 이유로 들고 있다. TSMC는 계획대로 공장을 준공하기 위해 대만에서 수백 명의 전문인력을 미국에 파견하려고 했지만, 까다로운 비자 장벽에 막혀 무산됐다. 미국 정부가 “공장 운영에 필요한 인력은 미국 인력으로 채용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대규모 인력을 파견하는 건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