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이 무효'…사교육비 부담 더 커졌다
지난해 사교육비 지출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지난해 미혼 자녀가 있는 부부 가구의 학생 학원 교육비 지출은 월평균 39만9천375원으로 조사됐다. 전년(36만3천641원)보다 9.8% 증가한 것이다.

학생 학원 교육비 지출은 초·중·고교생은 물론 취학 전 아동, 재수생·N수생들의 보충·선행학습을 위해 가구가 쓴 돈을 의미한다. 입시·보습학원, 예체능 학원, 개인 과외비, 방문학습지, 체험 교육 등이 모두 포함된다.

교육부·통계청이 매년 3월 발표하는 초·중·고 사교육비 통계는 초·중·고교생만을 대상으로 하지만, 이 통계는 영유아는 물론 재수생, N수생 사교육비까지 잡혀 대상이 더욱 넓다.

미혼 자녀가 있는 부부 가구의 학생 학원 교육비 지출은 코로나19 유행으로 대면 활동이 줄어든 2020년 이후 3년 연속 늘었다. 2021년에는 30만7천426원으로 전년 대비 22.3% 늘었고, 2022년에는 36만3천641원으로 18.3% 증가한 바 있다.

작년 학원 교육비 지출 증가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3.6%)의 세 배에 가깝다.

의대 열풍이 여전한 가운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논란까지 겹치면서 사교육을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교육부는 2022년 초·중·고교생 사교육비가 26조원을 찍으며 2년 연속 최대를 기록하자 9년 만에 종합 대책을 마련했다. 대책에는 수능 킬러문항 출제 배제, 유아 대상 영어학원의 '영어유치원' 편법 운영 단속, '초등 의대 입시반' 실태 점검, 늘봄학교 확대 등 방안이 담겼다.

이와 함께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증가율을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내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2023년 전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 목표는 24조2천억원으로, 전년보다 6.9% 줄이겠다고도 했다.

조사 대상이 다소 달라 초·중·고 사교육비 증가세를 예단할 수 없지만 지난해에도 여전히 영유아, 학생, N수생 자녀를 둔 가구는 이 같은 정책 효과를 체감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