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아 장기 가뭄에 국가비상사태 선포…콜레라도 겹쳐
아프리카 남부의 장기 가뭄으로 농업이 황폐화한 잠비아에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됐다고 알자지라방송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카인데 히칠레마 대통령은 전날 TV로 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비가 농부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시기에 5주 동안 내리지 않았다"며 "전국 116개 지역 중 84개 지역이 영향을 받는 등 장기 가뭄으로 피해가 막대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기후변화와 엘니뇨 현상으로 더욱 악화한 가뭄이 물과 에너지 공급은 물론 식량 안보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이런 도전을 고려해 장기적인 가뭄을 국가재난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히칠레마 대통령은 이번 가뭄으로 주작물인 옥수수를 심은 220만㏊ 중 약 100만㏊가 황폐해졌다며 "가뭄이 3월 한 달 동안에도 계속돼 100만 가구 이상의 농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2024년도 국가 예산은 가뭄의 영향을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있도록 재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구리 광산을 계속 운영하기 위해 전기를 수입하고 배급할 계획도 세웠다고 덧붙였다.

잠비아는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구리 생산국이자 수력발전 의존도가 높다.

잠비아는 최근 400명 넘게 숨지고 1만 명 이상이 감염된 최악의 콜레라 발병으로 이미 큰 타격을 입었다.

계속되는 위기에 지친 일부 잠비아 국민들은 코로나19와 콜레라, 가뭄을 '삼중 비극'이라고 부르는 노래를 만들기도 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잠비아뿐만 아니라 짐바브웨, 보츠와나의 일부 지역은 40년 만에 가장 건조한 2월을 보냈고 말라위 남부와 앙골라 동부 등 일부 지역에서는 심각한 강우량 부족을 겪었다고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최근 밝혔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는 남부 아프리카에서 1∼3월 식량 구호가 필요한 사람이 2천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고 AP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