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이제그만·직장갑질119 설문…53.4% "고용관계 악화 예상"
비정규직·노조밖 노동자 45% "尹정부 노동정책 10점도 안돼"
비정규직과 노동조합 밖 노동자 10명 중 4명은 윤석열 정부 노동·일자리 정책 점수를 100점 만점 중 10점 미만으로 매겼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민단체 비정규직이제그만과 직장갑질119는 지난 2월 13∼21일 비정규직과 노조 밖 노동자 1천15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응답자 44.9%는 직장인을 위한 윤석열 정부의 노동·일자리 정책이 10점 미만이라고 답했다.

10∼49점으로 평가한 응답자도 31.9%를 차지해 76.8%가 현 정부의 정책을 50점 미만이라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79.8%였고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20.2%에 그쳤다.

응답자 절반 이상(53.4%)은 경제 위기로 인한 고용관계 변화에 대해 '임금 삭감'(21.5%), '비정규직 전환 등 고용형태 악화'(17.5%), '해고'(14.2%)를 예상했다.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30.3%, '오히려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0.9%였다.

'현재 물가와 금리 인상을 감안할 때 올해 최저임금을 포함해 임금과 소득이 어떻게 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88.0%가 '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답했고 '임금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는 응답은 4.3%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 대부분(97.1%)은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비정규직 문제를 22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영역별 최우선 과제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적용으로 비정규직 차별 해소'(임금·70.4%), '주 48시간과 1일 12시간으로 노동시간 상한 단축'(노동시간·70.4%), '부부 모두 육아휴직 의무화'(출산육아·48.9%), '불법파견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비정규직·45.0%)이 꼽혔다.

응답자 56.7%는 직장생활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불만족 이유로는 '급여 수준'(53.2%), '고용불안'(25.6%), '직장 내 괴롭힘 및 인간관계 불화'(6.1%) 순이었다.

올해 직장에서의 소망으로는(복수 응답) '임금 인상'이 75.3%로 가장 많았고 '고용 안정과 정규직 전환'이 56.3%로 뒤를 이었다.

'노동강도 완화와 노동시간 단축'(15.6%), '자유로운 휴가 사용'(6.5%) 등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선택한 응답자도 22.1%에 달했다.

직장갑질119 정현철 사무국장은 "정부와 여야 정당이 오직 총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비정규직과 노조 밖 노동자 등 노동 약자의 목소리는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며 "이들의 고통에 귀 기울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올해 정부가 해야 할 최우선 정책이고 여야 정당의 첫 번째 공약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