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硏 보고서…"세부담 수준과 무관한 자녀장려세제 효과적일 수도"
"소득세 감면으로 저출산 대응은 한계…저소득층 혜택 적어"
출산·양육 가구의 소득세를 줄여주는 저출산 대책으로 정책적 효과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국책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권성준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7일 재정포럼 2월호에 실은 보고서 '저출산 대응을 위한 소득세제의 역할에 관한 소고'에서 저출산 관련 소득세제와 효과를 분석했다.

보고서는 공제나 감면을 통한 소득세제 지원은 납세자의 세부담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서 재정정책과 다르다고 봤다.

세제상 공제·감면 폭을 넓게 해줘도 출산 가구의 소득이 적어 세 부담 자체가 낮으면 세제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요 저출산 정책 대상으로 볼 수 있는 청년 가구나 미혼자의 세 부담은 낮게 나타났다.

김 부연구위원이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대 유자녀 가구의 평균 소득세는 68만4천원이었고 총급여 대비 결정세액 비율인 실효세율은 1.4%였다.

미혼자 가구원의 평균 소득세는 62만9천원, 평균 실효세율은 2.1%였다.

보고서는 "고소득층은 세 부담 수준이 높아 세제 지원의 혜택을 충분히 받을 수 있지만 저소득 계층은 세 부담이 적거나 면세인 경우가 많아 세제지원의 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저출산 대응에 효과적일 수 있는 대책으로 자녀 장려 세제를 꼽았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면서도 세 부담에 의해 혜택 수준이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다만 자녀장려금이 홑벌이·맞벌이 등 가구 유형과 무관하게 지급 기준 소득 상한을 적용하고 있다며 증가 추세인 맞벌이 가구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심각한 저출산 상황을 감안하면 소득세 제도를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성은 인정된다"라며 "자녀 수에 따라 세 부담 차이가 충분히 나도록 개선하는 것은 검토해 볼 가치가 있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지시에 따라 기업의 출산 지원 활성화를 위한 세제 혜택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