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농민 야유 속에도 13시간 머물러…"국민연합은 프렉시트당"
극우 국민연합 "마크롱은 병적인 거짓말쟁이"
'농심' 잡아라…유럽의회 유세장 된 파리농업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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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선거를 3개월 앞두고 열린 프랑스 파리 국제농업박람회가 농민 표심을 잡으려는 선거 유세장이 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박람회 개막식 날 농민 시위대의 거센 항의와 야유 속에서도 13시간 동안 현장에 머물며 농민들과 직접 접촉했다.

그는 박람회에 참가한 부스를 순회하며 농가의 고충을 듣고 정부의 농민 지원책을 홍보했다.

동시에 농민들의 지지세를 확보해 나가고 있는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을 공격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민연합은 프렉시트(Frexit·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는 정당으로 이는 어리석은 발상"이라며 "유럽이 없으면 농업도 없다"고 단호히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날 과격 시위를 주동한 농민 가운데엔 국민연합의 정치 선동을 위해 나선 이들이 포함됐다고 비난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그와 지난 두 차례 대통령 선거에서 맞붙은 마린 르펜 국민연합 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솔직히, 아직도 이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믿는 사람이 있느냐"라고 받아쳤다.

마크롱 대통령에 이어 25일 박람회장을 찾은 조르당 바르델라 국민연합 대표는 "우리는 EU나 공동 시장을 떠날 생각이 없다"며 "병적인 거짓말쟁이인 공화국 대통령이 이런 의심을 부추기고 있다"고 역공했다.

'농심' 잡아라…유럽의회 유세장 된 파리농업박람회
바르델라 대표는 또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이 낳는 문제점들을 깨닫지 못한다"며 "대통령이 어딜 가든 긴장과 거부감, 무질서를 유발한다"고 비꼬았다.

그는 농민의 표심을 겨냥한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저는 경제적 애국주의와 자유무역협정 탈퇴에 찬성한다"며 "이론상 무역 협정은 프랑스 농업에 이익이 될 수 있지만 매번 우리에겐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농민 편을 들었다.

그러면서 자유무역협정에서 벗어나 "유럽 차원에서 농민을 위해 소프트웨어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농민들은 자유무역협정으로 값싼 농산물이 시장에 유입되는 바람에 자국산 농산물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EU가 수년째 협의 중인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의 자유무역협정에도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바르델라 대표가 농민들의 박수를 받으며 박람회장을 다녀간 당일 저녁, 이번엔 가브리엘 아탈 총리가 공식 일정에 없던 박람회 60주년 기념 만찬에 참석해 국민연합이 박람회를 정치 선전장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농심' 잡아라…유럽의회 유세장 된 파리농업박람회
아탈 총리는 "박람회는 미디어 서커스나 정치 서커스장이 아니다.

농민이나 우리의 가축은 정치 캠페인을 위한 장식이 아니다"라고 국민연합을 겨냥했다.

그러나 아탈 총리 역시 27일 다시 박람회장을 찾아 하루 종일 농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우파 공화당(LR)의 에릭 시오티 대표와 공산당 파비앙 루셀 대표, 녹색당 마린 통들리에 대표 등도 이번 주 박람회장을 방문해 농심 잡기에 나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