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의 본회의 직회부를 추진한다.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해 ‘선(先) 구제 후(後) 구상권 청구’ 방식으로 보증금을 돌려주는 방안이다.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내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하는 절차를 밟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수석부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함께 인천 전세사기 피해 현장을 방문했다.

앞서 민주당과 녹색정의당은 지난해 12월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이런 내용의 특별법 개정안을 단독 의결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긴 바 있다. 개정안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이 전세 사기 피해 주택의 보증금 반환 채권을 매입해 피해 임차인을 우선 구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당 기관은 이후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비용을 보전받는다.

국회법에 따르면 법사위에 이유 없이 계류된 지 60일이 지난 법안은 해당 상임위 재적 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본회의 부의를 요청할 수 있다. 해당 법안은 이날 법사위로 넘긴 지 61일을 경과해 직회부 요건을 충족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정부가 해당 법안 처리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 오는 29일 본회의에 상정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HUG에 막대한 손실이 누적되고 있는 가운데 세입자에게 보증금 선반환까지 하면 정부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도 강하게 반대하기 어려워 법안 처리 가능성이 만만찮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같은 날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총선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12월 제시한 원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선거구 획정안이 처리될 전망이다.

해당 안은 서울 강북과 전북에서 한 석씩 줄이고, 인천과 경기에서 한 석씩 늘리는 것이 골자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총선 1년 전에 해야 하는 선거구 획정을 총선 41일을 남겨놓고 마무리하는 셈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