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아직 금리 안 내렸는데" R&D 성과에 상승세 탄 바이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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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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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주 상승세가 거세다. 대표적인 성장주로 고금리 환경에 취약하지만, 최근 연구·개발(R&D)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온기가 업종 전반으로 퍼졌다. 한동안 볼 수 없었던 신약 개발 관련 호재가 다른 종목 주가도 끌어 올리는 현상이 다시 나타난 데다, 다음달부터 대형 학회 이벤트들도 예정돼 있어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도 기대된다. 다만 아직 고금리 상황이 끝난 게 아니기에 재무구조를 잘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전통 제약사 호실적과 신약 R&D 기대감이 주가 랠리 이끌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KRX헬스케어 지수는 1.45% 오른 3235.76에 마감됐다. 지수가 저점을 찍은 지난달 19일(2871.70) 이후 12.6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7.05%, 코스닥지수는 2.93%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이달 들어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3.9180%에서 이달 23일 4.2460%로 상승하는 가운데서도 성장주인 바이오주의 랠리가 이어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신약 개발 기대감이 기업가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바이오주는 고금리 환경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상무는 “1월 하순과 2월 상순에는 전통 제약사들의 실적 호조가 바이오섹터의 주가를 견인했고, 이후에는 바이오텍들의 신약 R&D 관련 호재가 랠리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과 JW중외제약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작년 말 집계 기준)를 14%가량 웃돌았다. 실적 성장 기대가 컸던 대웅제약과 보령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두 회사 모두 작년 연간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20% 이상 성장했다.

실적이 부진한 신약 개발 바이오텍들은 R&D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며 주가가 올랐다. 알테오젠은 과거 맺었던 기술이전 계약의 규모를 확대하는 동시에 계약 상대방이 다국적제약사인 MSD라는 점이 공개돼 지난 23일 24.95% 급등한 데 이어 26일에도 19.36% 올랐다. HLB도 최근 한달 동안 50% 넘게 올랐다. 오는 5월 리보세라닙과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승인 심사 결과 발표를 앞둔 영향이다.

“랠리 이어질 가능성 크지만…재무 위험 가능성 살펴야”

특히 알테오젠의 호재가 주식시장에 반영된 지난 23일부터 온기가 업종 전반으로 퍼지며 상당수 신약개발 바이오텍이 큰 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팬데믹 시기 코로나 치료제 테마가 바이오섹터를 휩쓴 이후 2년여 동안 특정 종목의 신약 관련 호재가 업종 전반으로 퍼지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하 상무는 “신약 개발 관련 호재에 업종 전반이 반응하는 모습이 다시 나타난 점은 긍정적”이라며 바이오섹터의 상승세가 당분간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로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신약 연구 성과를 알릴 수 있는 글로벌 학회가 예정된 점도 바이오섹터 랠리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미국의 양대 암학회인 미국암연구학회(AACR)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의 연례학술대회가 각각 오는 4월5일과 5월31일 개막한다. 앞서 개최된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앞두고서도 바이오섹터 주가가 랠리를 펼친 바 있다.

다만 하 상무는 재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잘 골라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아직 금리가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재무상태표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차입금 계정을 잘 살피라”며 “R&D 파이프라인에 대한 평가가 좋다면 문제가 안 되지만, 그렇지 않은 바이오텍에 자금까지 부족하다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엔케이맥스는 최근 최대주주를 비롯한 회사 경영진이 보유한 주식에 대한 반대매매가 이뤄지면서 주가가 폭락한 바 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