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2021년 한국 습지 4곳 등재 당시 화성 등 9곳 추가 신청 권고
"참여 의사만 밝히면 등재 문제없을 듯"…시 "주민 의견 수렴 중"

경기 화성지역 환경단체가 서해안 일대 갯벌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한국의 갯벌' 2단계 등재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화성시에 요구하고 나섰다.

환경단체 "화성시, 화성호 일대 습지 세계자연유산 등재 나서라"
화성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화성습지세계유산등재추진시민서포터즈는 24일 논평을 통해 "화성시장은 문화재청 등에 세계자연유산 등재 신청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화성 습지는 인천·아산 갯벌과 더불어 유네스코가 세계자연유산에 포함하라고 권고한 후보지"라며 "기후 위기를 타개할 생명의 보고인 화성 습지는 반드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2021년 7월 서천, 고창, 신안, 보성·순천 등 국내 갯벌 4곳으로 이뤄진 '한국의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했다.

당시 세계유산위원회는 우리 측에 한국의 갯벌이 자문기구 심사 과정에서 규모(범위)가 작다는 내용의 '완전성 미흡' 평가를 받았으므로, 화성 습지, 인천 등을 포함한 서·남해안 갯벌 9곳가량을 추가로 등재 신청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추가 신청된 갯벌의 등재 여부는 2026년 개최하는 48차 회의에서 결정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국내 갯벌의 세계유산 등재 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문화재청 인가 비영리 법인인 (재)한국의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은 이미 3년 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화성 습지를 추가 등재 대상으로 권고한 만큼, 화성시가 참여 의지만 보이면 등재까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추진단은 최근 화성습지시민서포터즈 관계자들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을 공유하고 화성시의 참여를 독려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추진단 관계자는 "문화재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공식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는 시점이 올해 9월임을 고려할 때 적어도 6월까지는 화성시가 참여 의지를 밝혀야 한다"며 "이미 전남 여수, 무안, 고흥 등은 추가 등재 신청에 참여 의사를 밝힌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성 습지는 멸종위기종에 속하는 철새가 이동하는 경로로, 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자연 유산"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화성시는 습지 인근 일부 주민의 반대도 있는 만큼 섣불리 등재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화성시 관계자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될 경우 재산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의견을 가진 일부 주민의 반대가 있어서 당장 참여 여부를 밝히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래의 주역인 후손들을 위해 관내 습지와 갯벌을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 시의 공식 입장이지만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 "화성시, 화성호 일대 습지 세계자연유산 등재 나서라"
한편, 화성호에 속한 화성습지는 2020년 11월부터 2021년 3월까지 국립생태원의 조사를 통해 황새·흑고니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4종과 독수리·수리부엉이 등 2급 11종 등 총 124종 2만3천132마리의 철새가 사는 것이 확인됐다.

화성습지는 2018년 EAAFP(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에 등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