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위원장 "법치주의 회복 노력"
EU '정권교체' 폴란드 197조원 기금동결 풀기로
유럽연합(EU)이 폴란드 옛 정권의 법치주의 훼손 등을 이유로 동결한 EU 기금을 다시 지급하기로 했다.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3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법치주의를 회복하려는 노력에 감명받았다"며 "동결된 두 가지 EU 기금에 대한 결정을 다음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결이 해제된 기금은 코로나19로 경제위기 회복과 화석연료 폐기 지원 기금 600억유로(약 87조원)와 EU 회원국 경제격차 해소를 위한 결속기금 765억유로(약 110조원)등 약 1천365억유로(약 197조원)다.

14억유로(약 2조원)는 우크라이나산 저가 농산물 유입을 반대하며 시위 중인 농민들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엄청난 돈이다.

잘 쓰겠다"고 말했다.

EU는 2015년 집권한 민족주의 성향 법과정의당(PiS)이 의회에 판사 임명권을 주는 등 사법부를 정권에 종속시켰다는 이유로 자금 지원을 끊었다.

지난해 12월 8년 만의 정권교체로 들어선 새 연립정부는 사법부·공영언론 독립성 회복, EU와 관계 개선을 목표로 적폐청산 작업을 해왔다.

투스크 총리는 2014년 12월부터 5년간 EU 정상회의 상임위원장을 지냈다.

폴란드 연정은 앞서 동결된 기금을 복구하기 위해 판사 임명절차 개선 등 이행계획을 EU에 제출했다.

기금이 실제로 지급되려면 EU 경제재정위원회(EFC)의 의견조회를 거쳐 EU 집행위가 최종 승인해야 한다.

그러나 오는 4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투스크 총리와 정국 주도권 다툼 중인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각종 개정 법률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연정의 계획을 발목잡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두다 대통령은 2015년 대선에서 PiS의 후보로 나와 당선됐고 2020년 대선엔 무소속으로 승리해 연임했다.

2015년 대선 직후 탈당했으나 전 정권인 PiS 측 인사로 분류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