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이상민 "추경 1천억원 편성" vs 민주 황정아 "예산 복원"
과학기술 분야 정부 지출 예산 5%로 제도화 공통 제안
대전 유성을 총선 화두는 '삭감된 R&D 예산'
국내 과학기술 요람인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자리 잡고 있는 대전 '유성을' 지역 국회의원 선거는 정부의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계 반발을 의식한 듯 여야 후보들은 모두 앞다퉈 삭감된 R&D 예산을 되살리겠다고 공약하면서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23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4·10 총선 대전 유성을 지역에서는 이상민(국민의힘) 현역의원과 황정아 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맞붙는다.

국내 최대·최고 수준의 과학기술 분야 연구소·기업 등이 집적된 대덕특구를 품고 있는 지역인 만큼 두 후보 모두 올해 대폭 삭감된 R&D 예산을 화두로 던졌다.

국민의힘에 입당한 후 일찌감치 공천이 확정된 이 의원은 "올해 삭감된 과학기술 R&D 예산에 대한 응급조치로 오는 5∼6월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추경에 우선 1천87억원을 편성할 수 있게 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1천87억원은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젊은 핵심 연구인력 확보, 고용 불안 해소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예산"이라며 "여의찮으면 내년 예산에라도 반드시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안정·지속적인 과학기술 예산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세출 예산의 5%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원 출신인 황 예비후보 역시 과학계 대변인임을 자처하며 삭감된 예산을 복원하겠다고 공약했다.

예산 삭감 결정을 내린 정부와 각을 세우며 야당 후보로서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황 예비후보는 민주당이 정부의 R&D 예산 삭감 사태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영입한 과학기술 분야 인재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누리호 발사로 세계 7대 우주강국을 만든 현장의 과학자들을 실체도 없는 이권 카르텔 논란을 만들어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고 있다"며 상처받은 대덕특구 과학인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그러면서 "올해 연구개발 예산 14.7%를 삭감해 연구 현장을 쑥대밭으로 만든 정부의 실정을 보며 정치인이 되고자 결심했다"며 "연구원들이 안심하고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 예산 총지출의 5%를 R&D 예산으로 의무화하는 법안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정부는 올해 과학기술 R&D 예산을 지난해 대비 대폭 삭감했다.

전체 R&D 예산은 26조5천억원 규모로 지난해와 비교해 14.7% 감소해 현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이 때문에 대덕특구를 비롯한 과학계에선 예산 편성 과정에서 현장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불만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