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비밀누설한 건 내가 아닌 검찰 관계자…'입틀막' 시대 서글퍼"
검찰, '페북에 비밀누설' 임은정 검사 징계 청구…林 "황당하다"
대검찰청이 임은정(49·사법연수원 30기)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에 대해 법무부에 징계를 청구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이원석 검찰총장은 임 부장검사가 2021년 3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게시한 것이 비밀 엄수 의무 등을 위반한 행위라고 판단하고 임 부장검사에 대한 징계를 청구했다.

당시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던 임 부장검사는 페이스북 글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모해위증 사건과 관련해 "검찰 측 재소자 증인들을 입건해 공소 제기하겠다는 저와 형사 불입건하는 게 맞는다는 감찰3과장, 서로 다른 의견이었는데 총장님은 감찰3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했다"고 적었다.

임 부장검사는 이틀 전인 3월 2일에는 페이스북에 "수사권을 부여받은 지 7일 만에 직무이전 지시를 받아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사건에서 직무배제 됐다"고 적어 대검이 "처음부터 사건을 맡긴 적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대검은 임 부장검사의 3월 4일 SNS 글이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외부에 공개해 비밀 엄수 의무를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감찰 사실을 절차에 의하지 않고 SNS에 공표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고, 공정성에 대한 오해나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글을 게시해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했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임 부장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징계 혐의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2020년 하반기 '허정수 감찰3과장 등 무혐의 의견 vs 한동수 감찰부장과 임은정 기소 의견'이라는 검찰 관계자발 언론 보도가 몇 달간 쏟아졌다"며 "그 검찰 관계자들이 아니라 그런 보도 이후 제 소회를 밝힌 글이 비밀 누설이라니 예상대로지만 황당하고 씁쓸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소위 '입틀막' 시대가 참으로 서글프다"며 "(징계 심의가 열리면) 누가 검사이고 검사란 무엇인가를 잘 알려주고 오겠다"고 덧붙였다.

임 부장검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도 "비밀을 누설한 건 검찰 관계자들이지 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임 부장검사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는 추후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임 부장검사는 해당 SNS 게시글과 관련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도 받고 있다.

공수처는 2022년 10월 임 부장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는데 아직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계속 수사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