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현장 / 사진 = AP
사고 현장 / 사진 = AP
미국 플로리다 해변에서 모래 구덩이를 파며 놀던 7세 여자아이가 모래 더미에 매몰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함께 매몰됐던 두 살 위 오빠는 생존했다.

ABC 방송 등 미국 언론은 21일(현지 시각) 전날 오후 3시쯤 미국 플로리다 로더데일바이더시 해변에서 놀던 슬로안 매팅리(7)가 두 살 위 오빠 매덕스와 함께 매몰됐다고 보도했다. 남매는 해변에서 구덩이를 파며 놀고 있었는데 1~1.5미터 정도 되는 깊이의 구덩이가 무너지면서 변을 당했다.

모래가 무너지면서 슬로안은 몸 전체가 매몰됐고, 오빠인 매덕스는 가슴 정도까지 모래로 덮였다. 붕괴 시작 후 주위에 있던 어른 20여명이 손과 플라스틱 물통 등으로 남매를 구하려고 시도했으나 남매를 구하진 못했다. 로더데일바이더시는 로더데일 항구 북쪽에 있는 작은 마을로 해변에는 구조대원이 별도로 없어 초반 응급조치가 미흡했다. 경찰이 사고 4분 뒤 현장에 도착했고, 소방 구급대원도 그보다 조금 뒤 도착했으나 슬로안은 숨졌다.

산드라 킹 폼파노 해변 소방대 대변인에 따르면 구급대원들이 도착해 삽을 이용해 모래를 파서 슬로안을 구조했으나 발견 당시 슬로안은 이미 맥박이 없는 상태였다. 병원으로 이송된 후 사망 선고받았다. 킹은 "아이들이 해변에서 놀고 있는데 순식간에 어린 딸이 파묻혀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상상해보라. 매우 끔찍하다"고 밝혔다.

ABC 방송은 의학 연구 등을 인용해 매년 3~5명의 어린이가 미국 해변과 공원 등에서 모래 구덩이를 파는 놀이를 하다 사망한다고 전했다.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심폐소생술을 받고 목숨을 건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노스캐롤라이나 해변에서 17세 청소년이 변을 당한 것을 비롯해 2022년에는 유타에 있는 공원과 뉴저지 해변에서 청소년이 모래 구덩이를 파던 중 숨졌다.

이와 관련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은 "모래놀이 사고 위험은 일반적으로 위험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긴장이 풀어진 놀이 환경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예상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구급대원 교육을 담당하는 숀 데로사는 "많은 사람이 아이들이 깊고 넓은 구덩이를 파도록 허용할 때의 위험성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