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약발 끝나간다" vs "외국인 매수 이제 시작"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밸류업 발표 이후 韓증시 전망
단기적 차익 매물 쏟아질 가능성
중장기적으로는 주가 상승 기대
관련 ETF 나오면 기관도 몰릴 것
'단순 저PBR株 찾기'는 꺾일 듯
ROE 우수한 종목 함께 살펴야
단기적 차익 매물 쏟아질 가능성
중장기적으로는 주가 상승 기대
관련 ETF 나오면 기관도 몰릴 것
'단순 저PBR株 찾기'는 꺾일 듯
ROE 우수한 종목 함께 살펴야
“일본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을 때 많은 외국인이 의심하다가 투자 기회를 놓쳤어요. 한국 시장에선 먼저 올라타겠다고 작정하고 들어오는 느낌입니다. 헤지펀드들이 상당한 자금을 대기시켜 놓고 있습니다.”(헤지펀드 운용사 대표 A씨)
오는 26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내용 발표를 앞두고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들은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0조379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FTSE 선진지수 편입 이슈가 활발하던 2009년 이후 15년 만의 최대치다. 아직 2월이지만 연간 기준으로 해도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규모 역대 8위에 달하는 금액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본 도쿄증권거래소(JPX)의 상장사 저평가 개선 정책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정부가 발표할 최종안에는 한국거래소가 상장사에 기업가치 개선계획 공표를 권고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배당 확대 기업에 정부가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26일 세부안이 발표되면 ‘뉴스에 팔라’는 격언처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론 지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일본도 작년 3월 도쿄증권거래소 정책을 발표했을 때 증시가 곧바로 반응하진 않았다”며 “거래소가 관련 지수를 4월에 발표하고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5월에 나오면 기관 자금이 쏟아져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중장기 수익을 노리는 외국인 자금의 특성상 26일 결과만 보고 국내 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정부의 후속 조치가 이어지면 시장도 점점 더 뜨거워질 것”이라고 했다.
올 들어 10조원을 베팅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조428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그다음은 현대자동차(1조4948억원), 삼성물산(7204억원), SK하이닉스(6360억원) 등의 순이었다. KB금융(3880억원), 하나금융지주(2236억원), 삼성생명(2300억원) 등 금융주도 많이 담았다. 대부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대형주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단순히 ‘저PBR’ 종목이 계속 증시를 주도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매니저는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책을 적극적으로 펴려면 결국 좋은 현금 흐름을 창출해야 한다”며 “PBR 테마에 휩쓸리지 말고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수익비율(PER) 등이 우수한 종목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저PBR주의 정책 기대 효과는 약발이 어느 정도 다했다”며 “앞으로는 주주환원과 성장 사이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자산을 배분하는지에 따라 움직임이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본 도쿄증권거래소(JPX)의 상장사 저평가 개선 정책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정부가 발표할 최종안에는 한국거래소가 상장사에 기업가치 개선계획 공표를 권고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배당 확대 기업에 정부가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26일 세부안이 발표되면 ‘뉴스에 팔라’는 격언처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론 지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일본도 작년 3월 도쿄증권거래소 정책을 발표했을 때 증시가 곧바로 반응하진 않았다”며 “거래소가 관련 지수를 4월에 발표하고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5월에 나오면 기관 자금이 쏟아져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중장기 수익을 노리는 외국인 자금의 특성상 26일 결과만 보고 국내 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정부의 후속 조치가 이어지면 시장도 점점 더 뜨거워질 것”이라고 했다.
올 들어 10조원을 베팅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조428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그다음은 현대자동차(1조4948억원), 삼성물산(7204억원), SK하이닉스(6360억원) 등의 순이었다. KB금융(3880억원), 하나금융지주(2236억원), 삼성생명(2300억원) 등 금융주도 많이 담았다. 대부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대형주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단순히 ‘저PBR’ 종목이 계속 증시를 주도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매니저는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책을 적극적으로 펴려면 결국 좋은 현금 흐름을 창출해야 한다”며 “PBR 테마에 휩쓸리지 말고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수익비율(PER) 등이 우수한 종목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저PBR주의 정책 기대 효과는 약발이 어느 정도 다했다”며 “앞으로는 주주환원과 성장 사이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자산을 배분하는지에 따라 움직임이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