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에 자금 사정 좋아지고 투자자들도 부추겨
M&A 적극 나선 일본 기업들…올해 들어 거래 규모 43% 증가
일본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면서 자금 사정이 좋아진 일본 기업들이 기업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인수합병이 거의 10년 만에 최저 수준인 것과 대비된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일본 기업이 관련된 인수합병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43% 증가한 674억 달러(약 89조5천900억원)다.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한 추이다.

일본 기업들의 인수합병이 아시아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에 22%였다.

이는 4년 만에 최고치다.

노무라의 글로벌 인수합병 책임자인 키요타 아키라는 "올해는 일본의 M&A 시대가 개막된 해로 기억될 것"이라면서 "거래 건수나 규모 모두 상당한 성장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엔/달러 환율이 150엔을 넘어서는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해외기업을 사들였다.

르네사스 전자가 호주의 소프트웨어 업체 알티움을 6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는 일본 기업에 팔린 호주 기업 중 가장 큰 규모다.

주택 건설업체 세키스이 하우스는 미국 건설업체 MDC 홀딩스를 49억 달러에 인수해 미국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일본 소규모투자은행 BDA 파트너스의 제프 액튼은 "엔화가 약세라고 해서 기업 인수를 못하는 건 아니다"라면서 "전략적 성장 우선순위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투자자들이 기업들에 성장 압력을 가하는 것도 인수합병을 부추기고 있다.

도쿄 골드만삭스의 요시히코 야노 M&A 책임자는 일본의 생명보험사와 자산운용사들이 행동주의 주주들과 함께 기업의 지배구조 개혁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 결과 기업들은 인수합병에 더 개방적으로 됐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회사의 전략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주주총회에서 이사 재선임에 적극적으로 반대의견을 개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