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이어진 의정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3월 개강을 맞게 됐다. 정부와 의료계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기존 24학번 의대생은 물론 25학번 신입생까지 ‘휴학투쟁’에 동참할 분위기다. 일부 의대에서는 복학을 신청한 휴학생이 10%에도 못 미치자 개강을 전격 연기하기로 했다. 대규모 유급 사태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의대 개강까지 연기2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중 5곳은 개강을 연기하기로 했다. 가톨릭대 의대는 개강을 4월 28일로 연기하고 방학을 단축하기로 했다. 고신대와 제주대는 3월 17일, 강원대와 울산대는 3월 31일로 개강을 늦췄다. 제주대 의대는 온라인 강의를 병행할 계획이다.의대들이 개강을 연기한 이유는 대규모 유급·제적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일부 학교는 세 학기 연속 휴학을 학칙상 금지하고 있다. 1년간 휴학한 24학번이 복학 신청을 하지 않으면 제적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런데도 휴학생들은 학교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기준 40개 의대 전체 휴학생 중 8.2%만 복학 신청을 했다.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이후에도 눈에 띄는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배 눈치 보는 25학번관건은 25학번 신입생이 휴학에 동참할지 여부다. 서울대와 건양대를 제외한 모든 의대가 1학년 1학기 휴학을 학칙으로 금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한발 물러서며 휴학을 사실상 허용했지만 올해는 원칙 대응한다는 입장이다.그럼에도 25학번 의대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24학번 선배들이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서면서다. A대학에서는 신입생 오리
삼일절인 지난 1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대규모 찬반 집회가 열렸지만 다행히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이달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양측 집회에 몰려든 인원만 20만 명으로 추산되는 등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탄핵이 부당하다”며 직무 복귀를 주장했고, 야권 지지자들은 “내란죄를 저지른 윤 대통령을 파면해야 한다”고 맞섰다.2일 경찰에 따르면 1일 오후 2시께 서울 시청광장부터 광화문 앞까지 약 1㎞ 길이의 왕복 10차선 도로 전체를 윤 대통령 지지자가 가득 메워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 집회 참가자는 ‘탄핵 반대’ ‘부정선거’ 등 문구가 적힌 모자, 티셔츠를 착용하고 한목소리로 “윤석열! 윤석열!”을 연호했다. 길거리 한복판에는 닭꼬치, 떡볶이, 어묵 등을 파는 노점식당 20여 곳이 늘어서 집회 참가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높이 3m, 가로 1.5m 크기의 윤 대통령 대형 사진이 곳곳에 내걸리자 지지자들은 줄 서서 인증사진을 찍기 바빴다. 이날 집회 참가자 중에는 20~30대 젊은 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경기 시흥에서 온 이상혁 씨(23)는 “60대 아버지와 이번 사태에 대한 견해가 일치해 집회에 함께 왔다”고 말했다.여의도에서도 보수 기독교 단체 세이브코리아의 주최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광화문 집회에 6만5000명, 여의도 집회에 5만5000명 등 총 12만 명이 집결했다.광화문에서 약 1㎞ 떨어진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일대에선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주도로 탄핵 찬성 집회가 열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등 야당 국회의원 130여
KTX·새마을호 등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열차 내 CCTV의 영상 저장 기한이 7일에 불과해 치안 공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설처럼 7일 이상 연휴가 이어질 경우 절도 등 범죄가 발생할 때 증거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설 연휴 특별수송 기간(1월 24일~2월 2일)에 접수된 열차 내 범죄 신고는 70건이었다. 그러나 당시 코레일 측이 해당 기간에 CCTV 영상을 제공하지 않아 수사가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열차 내 CCTV 영상은 7일간 보관되며, 연휴가 길어지면 과거 데이터 삭제로 필요한 영상 확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열차 운행량이 증가하는 명절에는 저장 용량 한계 탓에 영상 보존 기간이 더욱 짧아진다. 지난 1월 27일 새마을호에서 휴대폰과 가방을 분실한 김모씨는 CCTV 영상이 삭제돼 범인을 특정하지 못했다는 철도경찰의 통보를 받았다.이 같은 CCTV 영상 확보 문제로 연휴마다 수사에 차질을 빚고 있는 철도경찰은 코레일 측에 여러 차례 개선을 요구했으나 개선되지 않았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서 영상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보관 기한의 문제라기보다) 설 연휴 증편 운행으로 해당 열차가 계속 운행 중이었던 이유가 컸다”며 해명했다.열차 내 범죄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20~2023년 철도경찰에 접수된 범죄 건수는 2198건에서 2726건으로 24%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별도의 백업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김영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