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비명계 공천 학살'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20일 '하위 10%'에 분류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비명계'로 꼽히는 박 의원은 평과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박용진은 민주당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10%에 포함됐음을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납득하기 어려운 이 사실을 온갖 조롱과 흑색선전의 먹잇감이 될 것을 각오하고 오늘 제가 공개하는 것은 박용진이 정치를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분명하게 말씀드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 한 번도 권력에 줄 서지 않았고 계파정치, 패거리 정치에 몸담지 않았다. 오직 국민의 눈높이와 상식만을 바라보고 온갖 어려움을 헤쳐왔고, 공정과 원칙이 아니면 의정활동에서도, 정당 활동에서도 뒷걸음질 치지 않았다"며 "그래서 아시는 것처럼 많은 고초를 겪었다. 오늘의 이 모욕적인 일도 그 연장선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제가 이 치욕을 국민 여러분께 공개하는 이유는 제가 받는 이 굴욕스러운 일을 통해 민주당이 지금 어떤 심각한 위기에 놓여있는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당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경각심을 가지시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탈당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하며 "이런 치욕적이고 부당한 처우에도 불구하고 제가 민주당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씀드리고, 비록 손발이 다 묶인 경선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에 남아 승리해 누가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지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부터 '하위 20%' 의원들에게 개별 통보를 시작했다. 하위 20% 명단의 상당수가 '비명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하위 20% 통보를 받은 4선의 김영주 의원은 이에 반발해 탈당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