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병원·원주세브란스·강릉아산병원서 180여명 사직 의사
의료 공백 우려에 각 병원, 응급환자 중심 진료·근무 일정 조정
강원서 잇단 전공의 사직서 제출…환자들 불안 호소(종합 2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의료계가 반발하는 가운데 강원에서도 전공의들이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강원도 내 19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강원대병원 전공의 101명 중 64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강원대병원은 의료 공백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응급실, 중환자실 등 치료가 시급한 환자들을 중심으로 의료 시스템을 전환할 방침이다.

강원대병원 관계자는 "중환자실의 경우 전문의 중심으로 대응팀을 꾸려 비상 진료체계를 유지할 계획"이라며 "필요한 경우 과별로 진료 일정 등을 조정하고 이를 환자에게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원서 잇단 전공의 사직서 제출…환자들 불안 호소(종합 2보)
앞서 오전에는 원주시 일산동에 있는 연세대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 전공의 152명(인턴 42명·레지던트 110명) 중 97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전공의 가운데 40여명은 이날 진료 업무에 나오지 않았다.

의료인 집단 행동으로 인해 현재까지 마찰이 빚어지지는 않았으나 경찰 1개 제대 20여명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세브란스 병원 건물 밖에서 대기 중이다.

병원 측은 "복지부에서 전공의 등을 상대로 복무 점검 중"이라며 "당장은 의료 공백은 없겠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강릉시 사천면에 있는 영동 지역의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인 강릉아산병원 소속 전공의 19명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 사직서 제출이 예정된 수술 일정 등에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병원 측은 환자 피해가 없도록 근무 일정 등을 조정할 방침이다.

강릉아산병원은 권역응급의료센터 역할과 정부의 응급의료체계 유지에 따라 중증 응급환자 중심으로 진료를 실시하고, 경증 환자의 경우 전원을 권유한다는 계획이다.

강원서 잇단 전공의 사직서 제출…환자들 불안 호소(종합 2보)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현황은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병원 측에서 전공의 사직서 제출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잇단 전공의 사직 소식에 일부 환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성모(35)씨는 "지난주 강원대병원에서 백혈병 정기검진을 받았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서 2주 후에 몸 상태를 점검하기로 했다"며 "받아둔 약도 없고, 진료에 따른 의사 진단이 필요한 상황인데 그사이에 혹시라도 담당 의사가 파업으로 진료를 안 하면 어떻게 하나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앞서 지난 15일 한림대 4학년 학생들은 집단 휴학 방침을 밝혔으나 현재까지 실제 휴학계를 낸 학생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각 병원은 정부 명령에 따라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면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시도지사가 '업무 개시'를 명령할 수 있다.

의사들이 이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자격 정지뿐만 아니라 3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도 관계자는 "도내 각 공공의료 기관에 평일 진료 시간을 확대하고 주말, 공휴일 진료 실시 등 비상 정책 운용을 실시해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며 "의료 공백 발생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