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굳게 닫은 전공의들, 사직서 들고 사무실로

"환자는 어떡하나요" 전공의 집단사직에 시민 불안
"수술 날짜가 미뤄지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병원 전공의들의 본격적인 집단 사직이 시작된 19일 광주 전남대병원을 찾은 시민들은 우려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전남 순천에서 안과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 김모(74) 씨는 "오늘 수술 날짜를 받았는데 수술이 뒤로 밀리지 않을지 걱정"이라며 "아직까진 별말이 없으니 믿고 기다려보려 한다"고 말했다.

한 환자는 전대병원 측이 다음날인 20일 잡혀있는 수술을 취소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모(65) 씨는 "내일 수술이 예정돼 있었는데 갑자기 오늘 취소 통보를 받았다"며 "지난해 7월부터 예약해서 수술을 기다렸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나"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교수님이 수술할 수 있다고 해서 믿고 있었는데 연기도 아니고 취소 통보를 받으니 너무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환자는 어떡하나요" 전공의 집단사직에 시민 불안
외과 수술을 받고 일주일째 입원 중인 정모(29) 씨는 "민감한 시기라서 그런지 몰라도 의료진이 환자를 대하는 방식이 퉁명스러워졌다"며 "처음엔 왜 그러는지 몰랐는데 뉴스를 보니 아무래도 의대 정원 확대 이슈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면 의사들의 반발 움직임을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진료나 치료에 악영향이 미치지 않을지 걱정"이라며 "하루빨리 원만하게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바랐다.

비슷한 시각 병동 인근에 있는 (전공의) 교육수련실에는 사직서를 제출하려는 전공의들이 산발적으로 오갔다.

전남대병원 전공의들은 정부가 전공의 집단 사직에 강경 대응을 예고하자 개별 사직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들은 A4 용지로 된 사직서, 퇴직자용 비밀 유지 서약서 등을 손에 들고 바삐 오갔지만 입은 굳게 닫았다.

오히려 "사직서를 제출하러 온 것이 아니다"며 서둘러 자리를 벗어나기도 했다.

"환자는 어떡하나요" 전공의 집단사직에 시민 불안
전남대병원 전공의는 모두 319명으로 지금까지 197명이 사직 의사를 표명하고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조선대병원도 100여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개별 제출 중이다.

병원 측은 중증 환자 위주의 진료 등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른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