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트] MBTI에 가려진 인적자원 연구의 위대한 업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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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 텍사스A&M 커머스대 인적자원개발학부 교수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혈액형으로 사람들을 유형별로 구분해 이야기하는 게 유행이었다. ‘B형 남자친구’라는 영화 제목도 기억이 난다. 하지만 앞으로 ‘내 남자친구는 T’라는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사용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제 사람들은 MBTI가 제시하는 내향·외향성, 감각·직관, 사고·감정, 판단·인식의 네 가지 지표를 더 잘 인지하고 있다.
이런 인기 덕분에 공중파 TV나 유튜브에서 MBTI를 주제로 한 콘텐츠를 점점 더 자주 볼 수 있다. 기업 채용 면접에서도 MBTI를 사용하는 등 그 활용 범위가 더 공식적인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MBTI를 보조적인 성격 진단 도구라고 보기 어렵게 됐다. 혈액형에 기반한 인간 유형 구분은 재미있지만 비과학적으로 여겨지는 반면, MBTI는 뭔가 근거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MBTI는 심리학 이론과 사회 과학적 방법론을 기반으로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비판 대상이 된다. 이를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MBTI가 과학적인지 아닌지조차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학술 연구에서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서 연구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될 때, 이를 ‘케이스 클로즈드(case closed)’라고 표현한다. MBTI는 이런 케이스 클로즈드의 대표적인 예로, 인적자원과 관련된 학술 연구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주목받지 못했다.
그렇다면 MBTI가 대중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관련 학술 연구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 사회의 일터는 MBTI가 개발된 당시에 비해 크게 변화했다. 과거에는 한 직장에서 은퇴할 때까지 근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제는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경력을 살린 이직이 일반화했다. 노동시간이 줄어들었고, 정규 업무시간 외에 동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경향도 많이 사라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확대되고 비대면 회의가 보편화되면서, 누군가를 직접 만나 상대방을 깊이 이해할 만큼 장시간 상호작용하는 경우도 많지 않다. 결과적으로 타인의 성격을 잘 아는 것이 개인의 업무 성과를 향상하고 조직의 효과성을 높이는 데 미치는 영향도 줄어들었다. 이런 사회문화적 변화 때문에 최신 인적자원 분야의 연구는 우리가 조직 생활을 하면서 맞닥뜨리는 중요한 순간에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과 이에 따른 행동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만약 새로 부임한 팀장과의 관계 설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팀장의 MBTI 유형보다는 리더십 행동 유형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변혁적 리더십 또는 공유 리더십과 같은 이론을 기반으로 한 많은 연구가 특정 상황에서 발현되는 상사의 행동 유형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최근 신규 사업이 호조를 보여 경력직원 채용이 필요하다면, 지원자의 업무 몰입도에 대한 평판 조회가 필요하다. 지난 20여 년간의 인게이지먼트 연구는 높은 업무 몰입도를 보이는 직원들이 좋은 업무 성과를 낸다는 것을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 연초에 도전적인 업무를 맡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프로젝트팀을 짜고 있다면,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에게 제안해보는 것이 좋다. 약 19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즐겁게 일하며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타인의 행동을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인적자원 분야의 연구들은 탄탄한 이론과 엄밀한 방법론을 기반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일반화가 가능한 흥미로운 발견을 계속해서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이런 정보에 접근하는 데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할 수 있다. 어려운 학술 용어들을 일일이 공부해서 이해하고 현실에 적용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
MBTI의 인기는 어쩌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바쁜 직장인들이 타인의 마음을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 빠르고 간편한 솔루션에 대한 욕구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의 인간관계는 MBTI의 네 가지 지표로 단순화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 알쏭달쏭한 상사, 동료, 고객의 마음을 얻고자 한다면 인간의 역동적인 심리 변화를 과학적으로 예측하기 위해 현대 인적자원 분야에서 축적해 놓은 위대한 연구 업적에 관심을 가져보기를 권해본다.
이런 인기 덕분에 공중파 TV나 유튜브에서 MBTI를 주제로 한 콘텐츠를 점점 더 자주 볼 수 있다. 기업 채용 면접에서도 MBTI를 사용하는 등 그 활용 범위가 더 공식적인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MBTI를 보조적인 성격 진단 도구라고 보기 어렵게 됐다. 혈액형에 기반한 인간 유형 구분은 재미있지만 비과학적으로 여겨지는 반면, MBTI는 뭔가 근거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MBTI는 심리학 이론과 사회 과학적 방법론을 기반으로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비판 대상이 된다. 이를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MBTI가 과학적인지 아닌지조차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학술 연구에서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서 연구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될 때, 이를 ‘케이스 클로즈드(case closed)’라고 표현한다. MBTI는 이런 케이스 클로즈드의 대표적인 예로, 인적자원과 관련된 학술 연구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주목받지 못했다.
그렇다면 MBTI가 대중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관련 학술 연구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 사회의 일터는 MBTI가 개발된 당시에 비해 크게 변화했다. 과거에는 한 직장에서 은퇴할 때까지 근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제는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경력을 살린 이직이 일반화했다. 노동시간이 줄어들었고, 정규 업무시간 외에 동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경향도 많이 사라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확대되고 비대면 회의가 보편화되면서, 누군가를 직접 만나 상대방을 깊이 이해할 만큼 장시간 상호작용하는 경우도 많지 않다. 결과적으로 타인의 성격을 잘 아는 것이 개인의 업무 성과를 향상하고 조직의 효과성을 높이는 데 미치는 영향도 줄어들었다. 이런 사회문화적 변화 때문에 최신 인적자원 분야의 연구는 우리가 조직 생활을 하면서 맞닥뜨리는 중요한 순간에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과 이에 따른 행동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만약 새로 부임한 팀장과의 관계 설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팀장의 MBTI 유형보다는 리더십 행동 유형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변혁적 리더십 또는 공유 리더십과 같은 이론을 기반으로 한 많은 연구가 특정 상황에서 발현되는 상사의 행동 유형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최근 신규 사업이 호조를 보여 경력직원 채용이 필요하다면, 지원자의 업무 몰입도에 대한 평판 조회가 필요하다. 지난 20여 년간의 인게이지먼트 연구는 높은 업무 몰입도를 보이는 직원들이 좋은 업무 성과를 낸다는 것을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 연초에 도전적인 업무를 맡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프로젝트팀을 짜고 있다면,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에게 제안해보는 것이 좋다. 약 19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즐겁게 일하며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타인의 행동을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인적자원 분야의 연구들은 탄탄한 이론과 엄밀한 방법론을 기반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일반화가 가능한 흥미로운 발견을 계속해서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이런 정보에 접근하는 데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할 수 있다. 어려운 학술 용어들을 일일이 공부해서 이해하고 현실에 적용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
MBTI의 인기는 어쩌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바쁜 직장인들이 타인의 마음을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 빠르고 간편한 솔루션에 대한 욕구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의 인간관계는 MBTI의 네 가지 지표로 단순화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 알쏭달쏭한 상사, 동료, 고객의 마음을 얻고자 한다면 인간의 역동적인 심리 변화를 과학적으로 예측하기 위해 현대 인적자원 분야에서 축적해 놓은 위대한 연구 업적에 관심을 가져보기를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