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세계선수권 남자 계영 800m서 중국에 0.1초 뒤진 은메달
6분대 진입과 파리 올림픽 메달 향해 전진
'세계선수권 2위' 한국수영 황금세대, 영그는 올림픽 메달의 꿈
황선우(20)와 김우민(22·이상 강원도청)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남자 계영 800m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자신과 동료들의 성장을 확인한 뒤 나온 '확신의 찬 한 마디'였다.

노력으로 만든 자신감은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계영 800m 은메달을 빚어냈다.

한국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국제수영연맹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 양재훈(25·강원도청), 김우민, 이호준(22·제주시청), 황선우 순으로 역영해 7분01초94로 2위에 올랐다.

1위 중국(7분01초84)과의 격차는 불과 0.1초였다.

한국 수영의 르네상스를 연 황금세대들이 세계선수권 단체전 사상 첫 메달을 은빛으로 장식했다.

여전히 한국 수영 역사상 최고 선수는 박태환(34)이지만, '박태환 시대'보다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 등 또래 자유형 영자들이 세계 무대에서 함께 뛰는 지금이 '한국 수영이 더 빛난 시간'으로 기록될 수 있다.

계영 종목 메달은 천재 한 명이 만들 수 없다.

한국 수영 최초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박태환도 계영 종목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세계선수권 2위' 한국수영 황금세대, 영그는 올림픽 메달의 꿈
지금은 다르다.

지난해 11월 열린 2024 수영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황선우(1분45초68), 김우민(1분46초06), 이호준(1분46초07)이 접전을 벌이며 1∼3위에 올랐다.

이들은 도하 세계선수권 출전을 위한 국제수영연맹 A기록(1분47초06)을 모두 통과했다.

같은 종목에서 동일 국가 선수는 2명만 참가할 수 있어서 자유형 400m가 주 종목인 김우민이 이호준에게 출전권을 양보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지난해 3월 2023 대표 선발전에서도 황선우(1분45초36), 이호준(1분45초70), 김우민(1분46초10)이 국제수영연맹 A기록을 통과했다.

"국내 대회에서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는 황선우의 말은 더는 엄살이 아니다.

여기에 계영 800m 4번째 영자 경쟁도 치열하다.

2023년에는 양재훈이 이 자리를 꿰찼으나, 2024년에는 이유연이 '공식 4번 영자'로 뽑혔다.

도하 대회에서 이유연이 예선을 맡고, 체력을 아낀 양재훈은 결승에 출전하면서 '4번 영자 경쟁'의 효과도 누렸다.

'세계선수권 2위' 한국수영 황금세대, 영그는 올림픽 메달의 꿈
국내 수준이 높아지면서, 국제 경쟁력도 자랐다.

한국 수영은 이번 대회에서 두 명의 '세계선수권 개인 종목 챔피언'을 배출했다.

김우민이 자유형 400m에서 우승했고, 황선우는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이 종목 세계선수권 금, 은, 메달 수집을 마쳤다.

'개인 종목 챔피언'을 2번(김우민), 4번 영자(황선우)로 둔 한국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은 도하에서 우승 경쟁을 했고, 은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남자 계영 800m는 빠른 속력으로 세계 중심부를 향해 나아갔다.

2023년 7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7분04초07로 6위에 오르더니, 그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는 7분01초73의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아시안게임 챔피언의 완장을 차고 출전한 도하 세계선수권에서도 시상대 위에 섰다.

'세계선수권 2위' 한국수영 황금세대, 영그는 올림픽 메달의 꿈
수영 전문매체 스윔스왬은 올해 초 '2024년 대담한 예측'을 내놓으며 "한국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딸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하 세계선수권에는 이 종목에 호주가 출전하지 않았고, 영국과 미국은 '1.5군급'으로 팀을 꾸렸다.

하지만, 세계선수권 은메달은 황금세대에게 자신감을 안길 수 있다.

진검승부가 펼쳐질 파리 올림픽에서도 한국 대표팀은 메달 획득을 노린다.

대한수영연맹은 도하 세계선수권 직전에 황선우와 김우민, 양재훈, 이호준, 이유연을 호주로 보내 '4주 동안 고강도 훈련'을 하게 했다.

도하 세계선수권이 아닌, '파리 올림픽 6분대 진입'을 목표로 한 훈련이었다.

도쿄 올림픽 남자 계영 800m에서 영국은 6분58초58로 우승했다.

2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7분01초81, 3위 호주는 7분01초84에 터치 패드를 찍었다.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1∼3위 기록은 6분59초08(영국), 7분00초02(미국), 7분02초13(호주)이었다.

선수들과 한국 수영이 목표로 정한 6분대에 진입하면 한국 수영은 파리에서 사상 첫 올림픽 단체전 메달 획득에 성공할 수 있다.

한국 수영 황금세대들이 강훈련의 피로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따내 기대감은 더 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