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시, 해외박람회서 상류층 겨냥…"맛있으면 가격 상관 안 해"
"한국 고급스러운 이미지"…유통 중인 일본산 딸기와 차별화 필요
[현장] 9시간 노동해야 딸기 1팩…비싸도 태국서 잘 팔리는 이유
딸기 수출 판로 확대에 나선 충남 논산시가 태국 방콕에서 대규모 박람회를 개최 중인 가운데, 비싼 딸기 가격에도 불구하고 태국 현지인들의 호평이 나오고 있다.

빈부격차가 큰 태국 소비자 중에서도 상류층을 겨냥한 고급화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와 함께, 이미 태국에서 유통 중인 일본산 딸기와의 차별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24 논산 농식품 해외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태국 방콕 시암파라곤은 방콕 중심가에 위치한 최대 규모 복합 쇼핑몰로 명품 브랜드들이 즐비해 상류층들의 방문이 잦다.

지난 14일부터 이 쇼핑몰 한복판에서 열리고 있는 박람회는 20여개의 부스 중에서도 판매대에 가장 많은 사람이 몰렸다.

16일 박람회 행사장에서는 논산 딸기 한 팩(400g)을 400바트(한화 약 1만4800원), 두 팩에 500바트에 판매하는 특별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태국 노동부 자료를 보면 태국의 수도, 방콕의 올해 최저 일당은(8시간 근로 기준) 363바트(1만3천400원)다.

약 1천660원 수준의 법정 최저시급으로 논산 딸기 한 팩을 사려면 하루 9시간을 꼬박 일해야 하는 셈이지만, 판매 부스를 찾은 현지인들에게는 가격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현장] 9시간 노동해야 딸기 1팩…비싸도 태국서 잘 팔리는 이유
친구, 여인, 가족끼리 박람회장을 찾은 이들은 딸기를 조심스레 시식하기도 하고, 포장을 뜯어 유심히 살피기도 했지만 8팩을 한 번에 사 가기도 할 만큼 구매에 적극적이었다.

이날 혼자서 딸기 4팩을 구매한 나분(22)씨는 "한국에서 바로 가져온 거라 그런지 더 맛있고 신선한 것 같다"며 "가격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오히려 한국 딸기 가격이 아주 저렴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터크(35)씨는 "태국 딸기는 시고 딱딱해서 일본 딸기를 주로 사 먹었는데, 논산 딸기는 확실히 과즙이 풍부하다"며 "다만 정보가 부족한 게 아쉽다.

일본 딸기처럼 품종에 대한 설명이 있으면 구매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태국 인구는 이른바 '하이쏘'이라고 불리는 소수의 상류층과 '로쏘'라고 불리는 중산·서민층으로 나뉘는데, 스위스글로벌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2018년 발표에 따르면 소득 상위 1%가 국가 전체 부의 67%를 통제하고 있을 정도로 부의 불균형이 큰 상황이다.

[현장] 9시간 노동해야 딸기 1팩…비싸도 태국서 잘 팔리는 이유
태국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하이쏘는 맛있고 귀한 음식이면 지갑을 여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며 "한국 딸기를 주제로 방콕의 상징적인 쇼핑몰에서 대규모 박람회를 연 것도 이들에게는 큰 흥밋거리였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한국 드라마와 가요가 태국에서도 인기가 많고, 한국은 선진국에다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있다"며 "일본산 딸기가 한발 앞서 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고급으로 인식되고 있어, 한국 딸기만의 차별점을 부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