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전원에 무료로 방과 후 프로그램 제공
목표치보다 신청 저조…시교육청 "운영 학교에 기간제교원 배치"
서울 초교 38개교만 1학기 늘봄학교 신청…"2학기엔 100% 확대"
정부가 늘봄학교를 1학기에 전국 2천여개로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에 맞춰 운영되는 '서울형 늘봄학교'는 신청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565개 공립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초1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희망하는 학교의 신청을 받은 결과 1학기 38개 학교만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당초 교육청은 1학기 150개 학교에서 서울형 늘봄학교를 운영할 계획이었는데 목표치의 25% 정도가 신청한 것이다.

교육부의 늘봄학교 발표에 따른 서울형 늘봄학교는 '초1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과 '돌봄 연계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교육부는 저출생 위기에 대응하고자 원하는 초등학생은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돌봄을 이용하는 늘봄학교를 1학기 일부 운영을 거쳐 2학기 모든 초등학교 1학년에 도입하겠다고 이달 밝힌 바 있다.

2026년에는 초등학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이런 기조에 맞춰 설계된 서울시교육청의 초1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1학년 전원을 대상으로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2시간 이내의 무료 방과 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돌봄 연계형 교육 프로그램은 주로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2시간짜리 무료 방과 후 프로그램과 1시간의 추가 돌봄 교실을 결합해 제공하는 것으로, 다음 주부터 수요조사를 한 후 3월 중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의 기존 돌봄 교실과 방과 후 프로그램에서 가장 달라지는 것은 초등학교 1학년 전원을 대상으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맞벌이 부부나 저소득층 등 대상자가 정해져 있었는데 인원이 대폭 확대된다.

서울형 늘봄학교의 1학기 신청이 저조한 이유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이미 전년부터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시교육청은 2023학년도부터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아침 돌봄(학교 참여율 94%), 방과 후부터 오후 7시까지 오후 돌봄(100%), 오후 7시까지 오후 10시까지 저녁 돌봄(97.6%) 및 연계형 돌봄을 추진해왔다.

다만 서울에는 과밀학급이 많아 지금도 대기인원이 발생하고 있다.

아울러 초1 전원을 대상으로 무료 방과 후 프로그램을 하려면 전용실 등 공간 확보가 필요하고 이에 따른 업무 부담이 생긴다는 점도 저조한 신청률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정혜영 서울교사노조 대변인은 "현실적으로 업무를 할 사람은 교사인데 (정부 발표 후) 준비할 시간이 많이들 없었던 것 같다.

초1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하려면 기존과는 달리 전용 교실이 필요한데 공간 확보에 시간이 걸리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학기에는 희망 학교를 대상으로, 2학기에는 전체 공립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서울형 늘봄학교를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사들이 행정 업무 부담을 추가로 느낄 것에 대비해 1학기 운영 학교에는 기간제교원을 배치하고 2학기에는 전체 초등학교에 늘봄실무직원을 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기간제교원 채용 기간 중 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2개월짜리 단기 행정지원 인력을 38개 학교에 1명씩, 교육지원청에 10명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기존의 돌봄 프로그램을 지속 추진해 양질의 돌봄 교실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중구형 돌봄교실 및 마을 방과후학교 지원 등 지자체 연계와 지역 맞춤형 돌봄 서비스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