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중복 수령하고 본인 업체에 수의계약"...작년 줄줄 샌 보조금 700억
지난해 중복 수령과 집행 오·남용 등 부당한 방법으로 지급된 국고보조금이 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에 비해 적발 사례 수는 2배, 부정수급액은 7배나 늘었다.

기획재정부 김윤상 제2차관은 15일 제5차 재정집행 점검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보조금 부정수급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인' e나라도움'의 부정징후 탐지시스템(SFDS)을 활용해 2022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집행된 보조사업을 대상으로 부정 징후 의심 사업 7,521건을 추출해 점검했다.

그 결과 집행 오·남용과 가족 간 거래, 중복지급, 계약 절차 위반 등 총 493건의 부정 수급 사례가 적발됐다.

지난해 적발 건수(260건)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적발 금액 역시 699억8천만원으로 지난해(98억1천만원)의 7배에 달해 2018년 탐지시스템 가동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족 간 거래와 집행 오·남용 적발 건수 비중이 61%로 가장 많았다. 금액 기준으로는 수급 자격에 미달했는데도 보조금을 받은 비율이 46%로 가장 컸다.

현장점검 적발 사례를 보면 보조금 사용제한 업종인 주류 판매업에서 약 30만원을 심야시간대에 집행했거나 동일한 기간에 두 곳(보조사업, 타 연구사업)에서 참여인력으로 인건비 1,200만원을 중복해 보조금을 타내기도 했다.

또 보조사업자 대표자 본인이 대표인 업체를 경쟁입찰 없이 수의계약으로 선정해 건설 시설비 8억원을 집행하기도 했고 보조 사업자와 시설물 관리 용역업체 간 유착 관계가 의심돼 계약 금액 70억원을 부정수급으로 분류한 경우도 있었다.

점검을 통해 적발된 부정수급은 소관 부처에서 부정수급 심의위원회 또는 경찰 수사 등을 통해 추가 확인할 수 있다. 부정 수급으로 최종 확정되면 보조금 환수와 제재부가금 징수, 명단공표 등 제재가 이뤄진다.

정부는 지난해 부정 징후 의심 사업 추출을 대폭 확대하고 기재부·부처 합동 현장점검을 강화한 결과 역대 최대 규모의 적발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보조금 부정수급 점검은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감시 사각지대 점검' 이행을 위한 조치"라며 "단 1원의 보조금도 낭비되지 않도록 끝까지 추적해 적발하겠다"고 말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