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60세 이상 은퇴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퇴직연금 시장을 두고 은행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 퇴직연금 200조…"연금 고객 잡아라"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전체 은행의 총 퇴직연금 적립금은 198조479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연간 20조원 넘는 성장세를 보여온 만큼 올 들어 200조원대에 진입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은행권 퇴직연금은 2021년 말 149조7259억원에서 2년 새 50조원이나 늘었다.

시중은행 가운데 퇴직연금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신한은행이다. 지난해 은행 최초로 40조원을 넘어섰다. 국민(36조8265억원), 하나(33조6987억원)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특히 개인형 퇴직연금(IRP) 성장세가 가파르다. 은행권 IRP 적립금은 1년 새 10조원 넘게 증가하며 50조원대로 올라서 확정급여형(DB)과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국내 퇴직연금 시장이 2.5배 성장한 940조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마케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4월 말까지 퇴직연금 유치를 위해 대고객 이벤트를 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서울 여의도에 연금 VIP 고객 상담센터를 열었다.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고객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농협은행은 작년 말 기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저위험 상품의 1년 누적 수익률이 8.40%로 은행권에서 1위를 달성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고위험 상품 중 가장 높은 연간 20.01%의 수익률을 냈다고 발표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