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원 당선인, 경쟁후보 득표 감소 발견…"승자가 의석 차지해야"
파키스탄서 '당선 거부' 양심 선언…"내게 유리하게 투표 조작"
파키스탄의 한 정치인이 최근 총선과 함께 치러진 주의원 선거에서 당선됐으나 투표 결과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작됐다며 결과 수용을 거부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슬람 정당 '자마트 에 이슬라미'(JI)의 카라치 지부장인 하피즈 나임 우르 레흐만은 지난 8일 실시된 신드주의원 선거에 출마해 2만6천여표를 얻어 승리했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후 지역구 각 투표소 집계를 조사한 결과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파키스탄정의운동(PTI) 출신 무소속 사이프 바리 후보가 얻은 표가 3만1천여표에서 1만1천여표로 줄었다는 점을 파악하게 됐다.

앞서 당국은 이번 선거 투표 당일 치안 유지를 이유로 휴대전화 서비스를 중단했고, 일각에서는 개표 지연과 함께 투표 결과가 조작됐다는 주장이 대두된 상태였다.

PTI는 부패죄로 수감된 임란 칸 전 총리가 이끈 정당으로 이번 총선, 주의원 선거에서는 정당 상징 사용이 금지됐고, 소속 후보들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레흐만은 전날 로이터에 "국민 의견은 존중돼야 한다.

승자는 승리하고 패자는 패하도록 해야 하며 누구도 덤으로 어떤 것을 얻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표 결과를 수용하지 않겠다"며 "(진짜) 승자에게 승리를 선언해야 한다"며 사실상 '양심 선언'을 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는 연방하원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나오지 않았고, 각 정치 세력은 연립정부 구성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PTI 출신 무소속 의원들은 101석을 얻어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고, 직전 집권 세력인 파키스탄무슬림연맹-나와즈(PML-N)와 파키스탄인민당(PPP)은 각각 75석, 54석으로 그 뒤를 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