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국인 투자 유치, 사상 최대 성과에도 갈 길 멀다
하지만 낙관하기 어려운 건 갈라파고스식 규제가 투자를 겹겹이 가로막고 있어서다. 세계 최악 수준의 경직된 노동시장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의 법인세율 등 글로벌 스탠더드와 동떨어진 제도는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말 근로자 100인 이상인 외투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36.5%가 “노동시장이 경직돼 외국인 투자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답했다. 미국 국무부는 2021년 투자환경 보고서에서 “한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 경영자는 법규 위반으로 체포되거나 기소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가 지난해 발간한 ‘규제 백서’를 주목해볼 만하다. 127페이지 분량의 이 백서에는 자동차, 금융, 헬스케어 등 17개 산업군에 걸쳐 100여 개의 개선 과제를 빼곡히 담았다. 투자 유치는 대통령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다. 현장 관료들은 이 백서부터 꼼꼼히 숙독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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