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한국 방위사업청이 폴란드를 방문해 폴란드 국유자산부 관계자들과 회담을 하고 있다./ 폴란드 국유자산부
지난 8일 한국 방위사업청이 폴란드를 방문해 폴란드 국유자산부 관계자들과 회담을 하고 있다./ 폴란드 국유자산부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이 "폴란드가 KF-21의 도입을 고려할 경우 폴란드 방산업체를 KF-21 사업에 참여시킬 수 있다"고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그간 폴란드의 KF-21 사업 참여설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직접 폴란드의 KF-21 참여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엄 방사청장은 지난 주 설 연휴를 앞두고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했다. 엄 청장은 현지군사전문 매체인 '디펜스24'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과 폴란드의 방산협력과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폴란드의 KF-21 사업 참여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국과 폴란드의 방산 협력은 현재 기본 수출계약이 체결돼 있는 K2 전차, K9 자주포, K239 '천무' 다연장 로켓, FA-50 경공격기 외에 다른 분야로 확장 될 수 있다는 게 엄 청장의 설명이다. 그는 "폴란드의 방위산업 역량은 2차 (수출) 이행계약시 기술 이전을 통한 현지 생산 혜택을 크게 받을 것"이라며 "K239 (천무)용 유도탄이 현지에서 생산될 경우 제 3국으로의 공동 수출도 양국이 협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왼쪽부터 5번째)이 폴란드 국유재산부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폴란드 국유재산부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왼쪽부터 5번째)이 폴란드 국유재산부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폴란드 국유재산부
폴란드를 거점으로 유럽 내 한국의 무기체계를 수출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엄 청장은 "폴란드와의 방산협력 전까지 우리(한국)의 대유럽 방산수출은 주로 K9 자주포 중심이었다"며 "이제 양국은 공동수출을 모색하는 단계에 이르렀고, (한국) 무기체계가 유럽 내 다른 국가들에 인수되면 폴란드가 부품 공급을 위한 유지·보수(MRO) 서비스 등 통합물류의 허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엄 청장의 이번 폴란드 방문은 현재 지지부진한 폴란드와의 2차 이행계약을 협의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K2 전차 2차 계약분(820대), K9 자주포 잔여 물량(308문) 등을 폴란드에 공급해야 하지만, 현재 수출금융 지원 문제로 막혀있는 상태다. 지난 달 산업연구원은 "최근 출범한 폴란드 새 정부가 우리나라와의 무기계약을 철회할 경우 정부의 '글로벌 방산수출 4대강국 진입' 목표 달성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엄 청장은 폴란드에 대한 구체적인 금융지원 관련 설명은 즉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우리(한국) 정부는 폴란드와의 방위협력을 위해 다양한 재정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대폴란드 금융지원 논의가 계속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인터뷰 외에 엄 청장은 지난 8일 현지에서 폴란드 국유자산부 관계자, 폴란드 국방위원장 등을 만나 방산협력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임훈민 주폴란드 대사도 동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